[전술 분석] 당신이 과르디올라 팬이라면 알아야 할, 피터 보츠 레버쿠젠의 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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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19-06-24 20:24 조회387회 댓글0건본문
해당 칼럼은 직접 제작한 아래의 영상을 글과 사진으로 옮겨 적은 것입니다. 매체의 한계로 인해 이해가 어려우신 분들께는 영상을 권장합니다. 꼭 보셔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긴 글을 읽을 여유가 없으신 분들을 위해 아래에 세줄 요약을 적어놨습니다.
https://youtu.be/1mEVwtqYq0E
최근 축구계에서는 포지션 플레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포지션 플레이라 함은 '공을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위치 선점을 통해 모든 플레이를 최적화하는 그 형태의 전부’라고 정의할 수 있겠군요. 선수들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패스 앤 무비를 기본 움직임으로 가져갑니다. (박문성 해설 유튜브 달수네라이브 참조)
피터 보츠 감독은 도르트문트에서 실패를 겪고 레버쿠젠으로 적을 옮겨 독특한 형태의 포지션 플레이를 구사합니다. 오늘은 보츠의 포지션 플레이가 어떤 형태를 띄고, 선수들이 어떤 플레이 양상을 보이며, 그 효과는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선, 보츠 감독은 기본적으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합니다. 어디까지나 수비할 때 기본 방식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포지션 플레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보츠 감독은 앞서 설명한 위치 선점을 위해 공격 시에는 3-2-2-3과 같은 형태를 만듭니다.
오른쪽 풀백인 바이저는 우측 윙어 위치까지 아주 높이 올라갑니다. 원래 그 자리를 채우던 하베르츠는 중앙으로 이동하죠. 이런 움직임은 두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첫째, 상대 윙어로 하여금 수비를 하게 만들고, 둘째, 상대 진영이 원래 가져온 수비 전술에 필연적인 변화를 만듭니다
이때 중앙으로 내려온 하베르츠는 브란트와 2선 중앙을 구축하고 상대 미드필드 옆에 넓게 벌려섭니다. 그 뒤를 3선에서 받치는 아랑게스와 바움가틀링거는 간격을 좁혀 상대 2선 앞을 무조건 지키고 있죠.
이와 같은 진형은 1선에 선 윙어들에게 향하는 패스길을 열어주고, 중앙 공격수인 아라리오로 향하는 볼 배급을 원활히 하는데 효과적입니다.
브란트와 하베르트는 팀의 핵심입니다. 분데스리가 공식 분석 영상에서는 이 두 명을 8번과 10번의 하이브리드형 선수라고 표현한 바 있죠. 브란트가 내려와 볼을 잡고 전개를 펼치면, 하베르츠는 수직적으로 뛰쳐나갑니다.
다만, 3백은 보츠가 구사하는 포지션 플레이에서 볼 순환의 문제점을 드러냅니다. 마찬가지로 포지션 플레이, 즉 패스 앤 무브를 기조로 삼는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로 비교해볼까요?
맨시티는 공격시 포백이 일렬로 서거나, 양 풀백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볼 전개를 합니다. 이런 경우, 볼을 수평으로 돌릴 수 있는 여유가 많아지죠. 절대적인 선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보츠의 3백은 세 명의 선수로만 볼을 순환하기에는 위험이 너무 큽니다. 탈취당해 역습이라도 당하면 그대로 골을 먹기 좋기 때문입니다.
보츠 감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3선 미드필더 둘을 내려 3백의 양 중앙에 위치시킵니다. 5백으로 전환해 볼을 수평으로 순환시키고 상대 선수들을 끌어내려 전방으로 빌드업을 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보츠의 전술이 4백을 상대할 때와 5백을 상대할 때의 전방으로의 빌드업이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상대가 4백을 구사할 경우에는 미드필더가 많기 때문에 중앙으로 빌드업하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좌우 풀백은 조금 덜 전진하고, 센터백은 좌우 풀백으로 공을 전달합니다. 볼을 건네 받은 좌우 풀백은 2선과 3선에 위치한 미드필더들에게 공을 건네죠.
반면 상대가 5백이라면 미드필더가 부족한 점을 이용, 중앙으로 볼을 전개합니다. 이때 풀백은 높은 위치를 유지하며 2선에서 볼을 잡은 하베르츠와 브란트가 윙 포지션에 위치한 폴란트나 바이저에게 공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수적 우위를 이용한 포지션 플레이, 즉 보츠 감독 전술의 핵심은 상대가 준비해 온 수비 방식을 파훼하는데 있습니다. 이 플레이가 잘 이뤄지려면 2선 미드필더의 하베르츠나 브란트가 자유로워야 하죠. 때문에, 2선에 위치한 두 선수는 상대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의 사이 공간에 위치해 있어야 하며, 높은 자유도를 보장받습니다. 상대 수비수가 가깝게 마크해버리면 볼을 받아 전방으로 돌려놓을 공간이 사라지고, 이에 전방 페너트레이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보츠의 이 전술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마땅한 능력을 가진 선수가 적재적소에 비치돼야 합니다. 그 핵심은 우측 풀백, 2,3선 미드필더진입니다.
첫째, 우풀백은 수비 능력 이외에도 상대 진영에서 윙어처럼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 라인을 깨고 볼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드리블에도 능해야 하죠. 레버쿠젠에서는 바이저가 바로 그 핵심입니다.
둘째, 2선 미드필더는 후방에서 오는 패스를 첫 터치에 전방으로 돌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압박이 매우 강한 공간인 3선과 수비진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할을 하베르츠와 브란트가 맡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3선 미드필더는 수비진 바로 앞에서 볼 순환과 경기 템포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압박에도 대처해야하며 센터백이 볼을 전개할 때는 한 칸 앞으로 전진할 줄도 알아야 하죠. 그 역할은 아랑게스가 맡게 됩니다.
더 볼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보츠 감독은 2-2로 서있는 2, 3선 미드필더를 때로는 다르게 배치하며 유연하게 대처합니다. 3선 미드필더가 올라와 1-3을 만들거나 2선 미드필더 한 명이 내려가 3-1을 만드는 방식이죠. 때로는 이 사다리꼴의 2-2를 다이아몬드로 배치하기도 합니다.
일례로, 3-1을 만드는 방식을 살펴볼까요?
5백을 사용하는 살케를 상대로는 2선에 위치한 브란트가 내려와 3백으로부터 직접 패스를 하프 스페이스에서 건네받고 중앙쪽 대각선으로 드리블을 했습니다. 이들이 내려와서 생긴 빈 공간은 3선 아랑게스가 대각선으로 올라가 채우죠. 중앙 대각선으로 드리블을 친 브란트에게는 두 개의 패스 선택지가 생깁니다. 하베르츠에게 건네거나, 올라간 아랑게스에게 볼을 건네거나.
이러한 목적의식을 가진 대각선으로의 움직임은 ‘공에서 먼 중앙 미드필더를 공을 잡은 미드필더의 대각선 움직임을 위해 사용하거나, 공을 잡은 미드필더를 공에서 먼 미드필더의 대각선 움직임을 위해 사용한다’고 정의내릴 수 있죠.
1-2-1의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방식도 살펴보겠습니다.
5백의 오른쪽 스토퍼는 브란트를 마크하고 있지만 브란트가 중앙으로 이동한다면 어떨까요? 마크맨을 잃고, 목적을 잃습니다. 5백의 중앙 수비수는 이미 센터 포워드인 알라리오를 마크하고 있기 때문에 붙을 수 없죠. 이러한 수적 우위는 레버쿠젠의 볼배급을 원활하게 만들어주고, 페너트레이션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어태킹 써드에서 페너트레이션이 이뤄지고 난 후, 2선 미드필더가 같은 지역에 배치될 수도 있습니다. 수적 우위 확보를 위해 오른쪽에 있던 하베르츠가 왼쪽으로 이동하거나, 왼쪽에 있던 브란트가 오른쪽으로 이동해 패스의 선택지를 늘리는 방법이지요.
이와 같은 포메이션은 상대를 원하는대로 끌고 오는 효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4-4-1-1을 쓰는 상대라면 상대의 최전방 공격수가 압박을 깊숙히 들어올 때 레버쿠젠의 3선 미드필더 두 명은 상대 2선 미드필더 한 명만 상대하면 되죠. 전방으로의 볼 전개는 더 쉬워집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상대 공격수가 압박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레버쿠젠의 3백이 수평으로 볼 순환을 더 원활하게 할 수 있죠. 또, 양 측면으로 전개해 측면에서 중앙으로의 빌드업이 더 수월해집니다. 상대방 공격수는 혼란에 빠지게 되죠.
2-2로 선 미드필더가 간격을 좁힐 수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5백을 상대로 특히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왼쪽에서 볼전개가 되고 있을 때 2선의 브란트가 내려와 도우면 상대는 왼쪽에 몰리며 압박을 가합니다. 이미 브란트가 내려왔기 때문에 공을 전개할 선택지가 늘어나죠. 수적우위를 취하게 되는 겁니다. 더 상대에게 치명적인 것은 오른쪽의 하베르츠에게 공간이 광활하게 생기기 때문에, 사이드 체인지를 통해 공격을 풀어나가기도 더 쉽죠.
세 줄 요약 :
1. 보츠는 수비시 4-2-3-1-> 공격시 3-2-2-3 전환을 한다. 수적우위 확보를 통한 포지션 플레이를 위해서다.
2. 능력있는 2선 미드필더(하베르츠, 브란트)가 핵심인데, 이들은 하프 스페이스(경기장을 세로로 5등분 했을 때, 왼쪽 중간, 오른쪽 중간의 공간)에서 대각선 움직임을 기본으로 한다.
3. 2, 3선에서 2-2를 구성하는 미드필더들은 가변적이며, 이는 수적우위를 취하기 위함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글은 칼럼 https://spielverlagerung.com/2019/05/26/leverkusens-positional-play-approach-midfield-box-concept/와 분데스리가 하베르츠, 브란트 분석 영상, 경기 시청 후 제 개인적인 견해를 종합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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