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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2-02-21 11:07 조회8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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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부장님⑤/휴일이 싫은 기러기 아빠

KTB네트워크 김모 팀장(40)은 얼마전 설 연휴에 고향인 경북 김천에 홀로 내려갔다. 지난해 6월
아내와 아이들이 캐나다로 떠나 ‘기러기 아빠’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설 전날 김 팀장은 어머
니와 함께 전을 부치고 만두를 빚기도 했다.

“명절이 되면 더 쓸쓸하죠. 손자와 며느리 없이 명절을 보내야 하는 부모님을 뵙기도 민망했고
요.”


지금은 혼자 사는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우울증 초기 증상에 시달리기도 했
다. “처음에는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자꾸 잊어버리는 거예요. 늘 집에 들어가
면 따뜻한 밥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그러다 혼자인 것을 깨달으면 가슴이 뛰고 눈물이 핑 돌
았죠.”


한 제약회사 마케팅팀의 박모 실장(44)은 이번 설 연휴에 미국을 다녀왔다. 벌써 2년째 아내와 아
이들이 미국에 유학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 1년 정도는 견딜 만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이것저것 집어치우고 가족과 합류
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실제로 현대그룹에서 10년 이상 일해왔던 안모 부장은 가족과 1년 정도 떨어져 살다가 최근 캐나
다로 합류했다.


혼자 사는 생활에 익숙해지려는 노력도 눈물겹다. KTB 김 팀장은 휴일이면 직원들과 ‘조조(早朝)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는 조만간 컴퓨터(PC) 카메라를 마련해 화상채팅을 시도해보려고 한
다.


제약회사 박 실장은 독서로 빈 시간을 메운다. “예전에는 선물을 받을 때 다른 것들이 좋았는데 요
새는 도서상품권을 받으면 그렇게 좋을 수 없어요. 교과서를 빼고는 평생 읽었던 책보다 최근 1, 2
년 동안 본 책이 더 많을 거예요.”


대부분 기러기 아빠들은 주말이면 할인점에서 김밥을 사들고 등산이나 낚시를 가거나 아예 회사
일을 휴일까지 연장한다.


기업체에서 ‘쓴맛 단맛’ 다 보고, 이제는 ‘상처뿐인 영광’이라도 직장에서 중추 역할을 하면서, 실
낱같은 희망이지만 임원이 되기를 바라고 사는 부장들이 왜 가족들을 떠나보내는 것일까. 초등학
생 또는 중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기업체 부장들은 “자녀들을 아버지처럼 살게 하기 싫기 때문”이
라고 말한다.


대기업에서 생활하다 지금은 사업체를 차린 강모씨는 ‘아이들 영어교육을 위해’ 두 자녀를 엄마와
함께 뉴질랜드로 보냈다. 강씨는 아이들을 입시교육에 찌들게 하고 싶지 않기도 했거니와 한국 사
회에서 영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앞으로 삶의 ‘필수조건’이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한 ‘기러기 아빠’는 “무엇이 될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은 앞으로 나와는 다른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216.187.115.3주영: 남편과 떨어져 이국땅에서 아이들만 바라보고 사는 여자의 삶은 뭐...좋을까요? 한국의 교육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지요. [02/22-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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