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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의 새벽골프 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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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5-07-10 04:11 조회1,2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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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번째.
지난주 목요일에 이어 오늘 또다른 목요일 새벽.
자명종 시계가 울리기 2분 전에 눈커플을 열었다.
유난히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행여나 아이들의 잠을 깨울까 노심초사했었나보다. 지금 시각은 새
벽 5시 10분. 여전히 졸리운 눈을 억지스레 부비며 고양이 세수를 하고 어기적어기적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카풀을 해야한다. 10여분 정도 우회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꺼히 카풀에 응해준 동
반자가 고맙다. 카풀 해주는 사람과 같이 먹으라며, 어제 늦은밤에 아내가 준비해준 참치 샌드위
치가 오늘따라 더욱 맛있어 보인다.

2. 메트로폴리탄 골프장.
오늘 역시 열 두명이 모였다. 이삼십대의 젊은 골퍼들이다. 포썸으로 3개조가 만들어졌다. 이토록
이른 새벽에 12명의 젊은 검객들이 모인것이다. 오늘이 두 번째이며 앞으로도 계속 “목요새벽골
프” 모임이 이어질것이다. 어떤가? 이정도면 몬트리올 한인골프 역사의 한 줄 정도는 충분히 장식
할만한 이슈이지 않은가? ^^

3. 춥다.
해는 이미 떠올라 있건만 제법 세찬 바람은 반바지의 우리들을 넉넉히 춥게 만들고 있다. 바람막
이 긴팔상의가 없었더라면 온몸에 소름이 돋은 닭이 될뻔했겠다. 메트로폴리탄 골프장은 원래 바
람 많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골퍼들에게 있어서 가장 다루기 힘든 조건이 바로 강풍이라고 한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이 골프장에 처음인 나로서는 역시 바람이 많
았던걸로 기억하고 있는 Cerf 골프장이 떠오른다. 세컨샷을 한 동반자의 볼이 하늘로 솟구치더니
만 잠시 우뚝 멈췄드랬다. 그러더니 오히려 뒤로 주춤주춤 밀리는게 아닌가. 휘청거리며 낙하한
볼은 불과 50야드정도의 전방에 힘없이 툭 떨어졌었드랬다. 로우 핸디캐퍼인 그와 나는 그걸 보고
는 허탈하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도 그 정도 되려나? 바람, 바람 그리고 바람.

4. 79타.
오늘 대단한 기록이 나왔다. 7개 오버, 79타를 때려낸 것이다. 지난번 실협대회때 86타를 쳤던 그
청년은 오늘, 바람이 강했던 새벽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소위 말하는 “7자”를 그렸던 것이다. 정말
대단하다. 타이거 우즈를 연상케 하는 까맣게 그을린 피부를 받치고 있는 단단한 근육질의 다부
진 체격의 그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수시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흠잡을데가 없는것 같은 멋
진 스윙 자세와 종종 300야드 가까이 때려내는 드라이버 샷은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다. 풀카트를
끌거나 전동카트를 타는 일이 없이 오직 양 어깨에 골프백을 매고는 페어웨이 한 가운데에 안착
해 있는 볼을 향해 묵묵히 그리고 당당히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전사의 그 무엇
을 느낀다. 신중히 거리를 측정하고 주저없이 핀을 향해 세컨샷을 쏘는 그의 거침없음에, 그리고
신중히 버디 퍼팅을 홀에 떨어뜨리는 견고한 세심함에 필드라는 이름의 무림을 누비는 젊은 검객
을 떠올린다. 구릿빛 피부 때문에 더 그런걸까? 유난히 하얗게 초롱거리는 그의 눈망울에 몬트리
올 한인 골프의 미래가 언듯언듯 비추이는듯 하다.

5. 젊은 골프
12명 모든이들과 포썸을 해본건 아니지만 그동안 보아왔던 사람들의 골프를 나름대로 분석해본
다. 수 년간 골프를 하고 있는 사람부터 시작한지 불과 두어달밖에 되지 않은 사람까지 각양각색
이다. 당연히 스윙 자세 또한 개성만점들이다. 체계적으로 수업을 받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한 눈에 차이가 느껴지는 뭔가가 있다. 천하의 타이거 우즈라도 여전히 스윙 레슨을 받
고 있지 않은가. 하물며 우리같은 아마추어 주말골퍼들이란… 그러나 뭐 어떠랴. 젊은 패기 하나
면 충분하지 않은가. 아닌가? 골프는 그런거 하나만 가지고는 택도 없는 운동인가? 흠… 어느정도
는 인정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수백불에 달하는 레슨비용은 뭔가를 조금은 망설이게 한다. 프로
골퍼가 되고자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머뭇거려지는거다. 아직은 젊기에 힘이 있기에 자신
감이 있기에 그런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자급자족’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오늘 그리고 앞으로 모
일 12인의 전사들은 암묵적인 책임을 지리라. 어쨌거나 로우 핸디캐퍼는 하이 핸디캐퍼를 위해 한
마디 한마디의 조언을 아끼지 말 것이며, 초보자들은 고수가 짚어주는 맥 하나 하나를 절대 소홀
히 여기지 말지이다. 그래서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멋진 젊은 골프 모임이 되어 나가
길 기대한다.

6. 비용과 시간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이곳의 그린피는 그야말로 조족지혈 수준이다. 그러나 새발의 피도 엄연히
피다. 주말의 경우 40불 이상은 기본이며 평일 새벽이라 할지언정 30불은 각오해야 한다. 게다가
교통비와 식사비가 더해지면 50불은 가볍게 지출된다. 그렇게 한 달에 네 번을 더하면 200불! 결
코 만만한 수준의 비용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가끔씩 지인들에게 묻곤 한다. 캐나다에 살면서 왜
골프를 안하시는지 하고 말이다. 어쩌면 우문일지도 모르겠다. 한결같은 대답은 첫째 시간이 없
고 둘째 의외로 비용이 부담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골프는 시간 많고 돈도 많은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이란 말인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보통 4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라운딩 시
간 이외에도 골프장까지의 이동시간과 끝난 후 식사 시간까지를 모두 포함한다면 그야말로 6~7시
간은 족히 필요한 터프한 운동임에는 틀림없다. 그나마 새벽 6시에 시작을 하기에 오후 1시 정도
면 귀가할 수 있지, 보통 11시에 시작되는 토너먼트라도 참가할라치면 해가 기울어야 겨우 귀가
할 수 있게 되는거다. 어쨌거나 골프라는 운동을 하는 한, 치열한 투쟁은 계속될것이다. 비용과 시
간이라는 치명적인 문제들과 말이다. 극복하는 자 싱글의 경지에 오를것이요 패배하는 자 100돌이
에 머물다 조용히 스러져갈 것이다.

7. 핸디캡.
골프스카이 웹싸이트의 골드존 님의 글을 옮김으로써 두서 없는 글 마무리 한다.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여 아래 등급은 뭉개고 윗등급에게는 함부로 덤비지 말자는 골드존 님의 처절한 외
침과 함께…. 이 기준에 따르면 오늘 79타를 친 그 총각은 “초인” 이요 나는 “평민”신분. ^^;;

神人 : 0 - 4 /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경지로 신과 같이 놀고 맘먹는 초월적 존재

超人 : 5 - 9 / 절대무림의 강자로 입신지경에 다다른 지존급의 초절정 고수

達人 : 10-13 / 나름대로의 경지에 도달한 자로 가정을 포기해야 얻을 수 있는 자리

高手 : 14-17 / 수년간의 고련과 실전을 통해 나름대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마치 대단한 고수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 기고만장한 유형이 많음

中手 : 18-22 / 허구헌날 뭔가를 깨달아 이제는 다된 것 같은 몽상에 빠진 집단

平民 : 23-27 / 폼은 잡으나 항상 돈으로 매꾸는 수준

下手 : 28 이상 / 입문 초기로 핍박과 서러움에 한맺힌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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