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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 죽은 몬트리올 거지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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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5-03-19 03:30 조회1,4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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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얼핏 들은 얘기다.

몬트리올 시내의 유명 백화점 앞에서
거의 터줏대감이다시피 오랫동안 늘 같은 자리에 앉아
구걸을 하던 거지 아저씨가 있었드랬다.
매일매일 그 거지 앞을 지나쳐가는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있었겠다.
어떤 이는 적선을 하였을테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무심히 스쳐 지나갔었겠다.
그 거지를 출근길에 혹은 퇴근길에 보는 것은 이제 사람들의 일상과도 같이 녹아있었드랬다.
그러던 어느날..
춥디 추웠던 겨울의 어느날...
그 아저씨는 싸늘한 시신이 되어 발견되었다.
너무 추웠었나보다.....
이제 사람들은 그 거지를 그 자리에서 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

그 일이 있은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신문에 기사가 났다.
그 거지의 은행 계좌에 10,000 달러나 되는 거액이 입금되어 있었다고...
굉장히 많은 세월동안 그 거지는 하루하루 적선받은 돈을 차곡차곡 저금해두고 있었던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얼어죽어버린 그 거지의 죽음앞에서 무엇을 느껴야 할까.
.....

그 거지는 돈이 없어서 얼어죽은게 아니었다.
외로워서 죽었노라고....
그 큰 돈이 있음에도.... 함께 따뜻한 저녁 식사 한끼 할 사람이 없어서...
혼자 있는게 너무 무서워....
늘상 거리 한 구석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보는것만으로....
지독히 외로운 삶에 대한 위로를 삼으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던 것이었노라고....
그렇게
신문의 기사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


오늘이 벌써 3월 18일.
날씨가 아주 조금은 풀린것도 같다.
거지 아저씨들이 슬슬 기지개를 펼 때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담배 한 갑이 거의 한국돈 7-8천원.
그 비싼 담배를 꼬나 물고 야구 모자 혹은 맥도널드에서 파는 커다란 콜라 컵을
삐죽 내밀고는 행인들을 향해 느끼한 미소를 던지는 거지들...
그들은 보통 3-4개 국어를 한다. ^^;;
영어, 불어, 중국어 그리고 스페인어 혹은 일본어...
잔돈을 좀 적선해달라는 생존에 필요한 짤막한 언어들이겠지만 그렇다는 얘기다.

......

몬트리올에서 4년여를 사는동안 수많은 거지 옆을 스쳐지나다녔지만
단 한차례도 적선을 한 적이 없다.
왜 그랬을까.
무슨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건 아니다.
그냥....
괜히...
돈 꺼내는게....
귀찮아서....
ㅡ.ㅡ


나는 요즘
'귀차니즘' 맹신도로 살고 있다.
큰일이다.
별게 다 귀찮으니 말이다.
이렇게 이렇게 하면 저렇게 저렇게 더 잘 된다는걸 뻔히 알면서도
그냥 귀찮아서 안하고 넘어가는게 너무 많은 요즘이다.
흠...
춘곤증이려나?

.........






220.119.207.168화령: 헐 저런.. 안돼셧네요.. 이야기좀 해주시지 그랫어요. . --[03/19-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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