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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3-01-09 04:51 조회1,1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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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3395.JPG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그제,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아주 잠깐 쉬었다가 또 쏟아지고, 그치는가 싶으면 또 날리고...
눈이 옵니다.
우리 집 베란다에도 눈이 5센티는 쌓인 것 같습니다.
엊그제 눈이 많이 오는 주말 토요일
서현이랑 좁은 베란다에 나가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았던 아주 작은 그 눈사람도
모자를 빼면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눈에 덮혀 있습니다.

등록을 마치고, 시험도 보고...
다운타운을 배회할까 잠깐 고민하다가 모범생처럼 집에 들어왔습니다.
역시 천성은 버리질 못합니다.
흐흐흐... 저 예전에 굉장히 모범적으로 학교 생활을 했었거든요.^^
그렇다고 뭐 공부를 그리 열심히 했다기 보다는 모범적인 생활만....?

베란다 문을 살짝 열어봅니다.
바람만 쐬려다가 문을 열고나니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한 발, 두 발... 실내용 슬리퍼를 신고 딱 두발만 찍고 다시 들어왔습니다.
비치용 의작 두 개면 충분한 그 좁은 베란다...
서현이가 찍을 자리를 남겨둬야지요.

뒤도 안돌아보고 바삐 걷던 그 길에도 제 발자국이 찍혀있겠지요?


예오새



처음부터 지금까지 - 겨울연가


211.219.238.27동현귀족: 노래와 분위기 사진 시 모두 잘 어울리네요 ^^* --[01/09-10:44]--
65.94.114.97주영: 고마워요.*^^* --[01/10-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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