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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일기 <15> 깻잎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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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2-07-28 12:34 조회6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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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몬트리올 총영사배 골프대회에 처녀출전했었드랬다.
큰 대회이니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지만 평소처럼 버벅대다 게임을 끝냈다.
공도 세 개나 잃어버리고 점수는 113점....
골프를 즐기는 한인 중 대다수가 참가하여 성황리에 마친 대회였다.
물론 총영사님도 참가하여 300$ 상당의 고급 썬글라스도 선물로 내놓으셨다.
제비뽑기로 상품을 타가는 식인데...바로 내 앞자리의 아저씨가 그걸 타가셨다.
행운권 번호표 나눠줄 때 바로 내 앞에서 받은 분이다. 아이고....아쉬워라. 바로 한 끝 차이거늘...

골프는 기본적인 에티켓을 요구하는 스포츠다.
골프화를 신어야 하며 깃이 붙은 상의와 가급적 주름이 잡힌 면바지가 좋다.
모자는 반드시 써야 한다.
바로 그 모자가 나에게는 문제다.
평소에 모자와 거의 친하지 않다가 골프칠때만 모자를 울며겨자먹기로 쓰고 있는데...
나만 그런건 아닌가보다.
안쓰던 모자를 쓰니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이마도 가렵고 자꾸 머리통이 조이는것 같아 불편하고...

아무튼, 거의 80여명이 참가한 대회가 끝나고 뒷풀이차 식당에 모였는데...

너댓시간씩 썼던 모자를 벗으니...
다들 가관이다. ^^;
바로 <깻잎머리>가 그것이다.
나 역시 앞머리가 착~ 달라붙어 그걸 쓸어올리느라 마구 뒤집어 까봐도 별 소용이 없다.
돌아보니 영구 머리도 보이고 땡칠이 머리도 보이고...물론 깻잎머리가 대부분이지만...
헤어스타일이 다들 재미있다.
그러나 처음에만 그렇지 금새 익숙해져 버리니 아무렇지도 않다.
마치 목욕탕에서는 누구나 벌거벗고 있기에 전혀 스스럼이 없는것처럼.....

함께 땀흘리고 게임하고 조언을 주고받고 상대방의 굿샷에 박수를 쳐주고....좋아해주고...
신사의 스포츠라는게 그럴듯하게 들리는 한나절이었다는 생각이다.

물론 캐나다이니만큼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광경을 보긴 했지만 말이다.
바로 여러명의 복장이 그랬는데...
골프화위로 바짝 끌어올려 신은 양말...그 위로 보이는 거뭇거뭇한 다리털...
반바지를 입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골프장에 그런 차림으로 갔다면 아마도 입장을 거부당했을거다.
나중에 나중에 한국도 북미처럼 골프가 완전 대중화된다면 그런차림도 허용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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