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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5-09-20 07:32 조회1,5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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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 하수영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잡아본 순간
거칠어진 손마디가 너무나도 안타까웠소
시린 손끝에 뜨거운 정성 고이 접어 다져온 이 행복
여민 옷깃에 스미는 바람 땀방울로 씻어온 나날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

미운 투정 고운 투정 말없이 웃어넘기고
거울처럼 마주보며 살아온 꿈같은 세월
가는 세월에 고운 얼굴은 잔주름이 하나 둘 늘어도
내가 아니면 누가 살피랴 나 하나만 믿어온 당신을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
=============================================

결혼하기 전부터 뭔가 느낌이 와닿았던 노래였다.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웬지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더랬다.
가수의 굵은 목소리와 심금을 사알짝 긁고 지나가는 가사 역시 그랬더랬다.
딱 한번 듣고는 그냥 노래방 애창곡이 되어버린 많지 않은 가요 가운데 하나였다.
30년 가까이 당뇨병을 앓고 계시는 아버지를 생각했었다.
그런 아버지를 돌보시는 어머니를 생각했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위해 불러드리면 참 잘 어울리겠다는 느낌이었다.
마음 여린 어머니는 노래를 들으시며 분명 눈물을 흘리실게다.

결혼을 했다.
아내가 생겼다.
이제 나의 아내를 위해 저 노래를 불러야 할 차례다.
햇수로 7년이 되었다. 한국에서 2년 5개월, 캐나다에서 나머지.
어느새 아내의 손은 참 많이도 거칠어져 있다. 안타깝다.
가끔 생각한다. 나는 전생에 혹시 투덜이 스머프는 아니었는지.
태풍 나비급의 투덜거림과 투정에 가슴에 적잖이 손톱 자국이 나 있는 아내다.
웃어 넘기거나 혹은 울어 넘기거나.
문제라면 마디마디에 옹이처럼 박혀 있는 도돌이표.
도돌이표를 도려내고 싶다.
바로 옆 마디에 희망의 찬가로 넘어가는 악장이 시작될것만 같기에.
아내와 함께 콧노래를 부르며 입을 최대한 길게 찢으며 실눈을 뜰 수 있기를 바라기에.

노래 가사대로라면 거울처럼 마주보고 사는 인생이야말로 꿈같다는 것인지.
그 꿈은 호접몽을 의미하는 것인지.
일장춘몽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깨고 나면 그냥 망각해버리는 그런 일상의 꿈이라는 것인지.
거울처럼 마주보고 사는게 나은지.
나란히 어깨를 기대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삶이 나은지.
포위된 두 무사처럼 등을 기대고 각각 180도 전방의 적들을 책임져 주는게 나은지.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
가수 하수영은 암으로 죽었다고 한다.
30년도 더 전에 전 국민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노래였다.
기혼녀들에게 무한의 희생과 인내심만을 강요한 노래라며 페미니스트의 반발을 샀던 노래였다.
페미니스트에 의한 남편에게 바치는 노래가 없는게 이상할뿐이다.
요즘은...이 노래에 각별한 애정이 간다.

부부

1 정 하나로 살아온 세월
꿈같이 흘러간 지금
당신의 곱던 얼굴 고운 눈매엔
어느새 주름이 늘고
돌아 보면 구비구비 넘던 고갯길
당신이 내게 있어 등불이었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하면서
이 못난 사람위해 정성을 바친
여보 당신에게 하고픈 말은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그 한마디 뿐이라오


2.이 세상에 오직 한 사람
당신을 사랑하면서
살아온 지난 날이 행복했어요
아무런 후회없어요
당신 위해 자식 위해 가는 이 길이
여자의 숙명이요 운명인 것을
좋은 일도 궂은 일도 함께 하면서
당신의 그림자로 행복합니다
여보 당신에게 하고픈 말은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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