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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짜리 옷, 만불짜리 웃음

작성자 봉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03-11-1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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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구세군 매장에서의 쇼핑을 꽤 여러번 한것 같다.
갈때마다 한보따리씩 옷가지들을 사오지만 그때마다 드는 옷값은 기껏해야 10~15$ 정도...

배가 정말 남산만하게 나온 아내를 웨스트마운트의 구세군 매장에서 만난것은 12시 30분경.
내가 옆에까지 다가서는 줄도 모른채 서현이 옷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다.
이미 서너가지를 골라 놓고서도 여전히 시선은 바쁘다.
덤으로 곧 태어날 뱃속의 아기, 우리 아들 구준이를 위한 아이템도 두어가지 골랐다.
모두 4개의 바지와 3개의 셔츠를 고를 수 있었다.
7가지 아이템의 가격은 단 돈 10$.
그런것들을 일반 매장에서 사려 했다면 적어도 150$은 족히 나올게다.
오늘의 한 시간 동안의 쇼핑 역시 대단히 만족스럽다.

" 아빠~ 이것 좀 보세요!!!"

서현이가 큰 소리로 외치며 거실로 뛰어나온다.
낮에 사온 옷가지들을 엄마와 함께 방에서 입어보고는 곧바로 달려나온거다.
서현이의 얼굴은 가득 기쁨이 넘쳐난다.
보라색 바지와 노란색 상의가 아주 잘 맞는다.
게다가 활짝 웃고 있는 서현이의 얼굴은 그야말로 만불짜리다.

" 우와~ 우리 서현이, 예쁜 옷 입었네에~~ 누가 사주셨어? "

" 엄마가!! "

" 그럼 엄마한테 고맙다고 인사했니? "

그러자 서현인 더욱 큰소리로 안방을 향해 외친다.

" 엄마, 고 맙 습 니 다 !! "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옷들을 죄다 입어보는 서현이다.

" 서현아, 옷 맘에 드니? "

혹시나 해서 물어보면 그때마다 서현인 고개를 끄덕이며 큰소리로 " 녜!!" 한다.
서현이가 좋아하니 우리 기분도 덩달아 좋다.
비록 한 가지에 1,500원도 채 되지 않는 가격의 옷이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겉보기에 멀쩡하고 한 번 세탁하면 깔끔해질것이고
금방금방 크는 아이라서 한 계절만 잘 입히면 되는 것을....

아무 옷이나 입혀도....
왠만하면....
잘 어울리는 서현이라서....
그 점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100$짜리 옷을 입혀도 영 뽀대(^^)가 안나는 아이가 있지만
우리 서현인 1$짜리 옷을 입혀도 여간 잘 어울리는게 아니다.
그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아내의 옷 고르는 뛰어난 안목이 무척 큰 역할을 하는것도 사실이다.

서현이가 보여준 만불짜리 웃음이 떠올라 다시금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오늘 얻은 행복은 딱 만불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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