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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를 상대하는 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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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3-03-24 11:45 조회8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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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들어 작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드디어 몸에 대한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겠다.

스쿼시(Squash)라는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게 그것이다.

YMCA에 회원등록을 하고 매주 한 번 혹은 두 번씩 스쿼시를 치고 있다.
첫주에는 너무도 오랜만에 했던 운동이라 그 주 내내 팔, 다리, 허리, 허벅지, 장딴지 등등이 뻑쩍
지근하여 여간 불편했던게 아니었는데 요즘엔 회복되는 시간이 많이 빨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체
력의 열세를 절실하게 느끼는 요즘이다.

매주 일요일은 스쿼시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다.
예약된 시간보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몸도 좀 풀고 스트레칭도 확실히 해주고 마음의 준비도 좀 하며 코트를 넘겨다 보았드랬다.
눈에 확 띄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남자 하나에 여자 둘이 일행이다.
세명이 계속 쉬지 않고 게임을 하고 있다. 두 명이 게임을 하고 그 중 한 명이 빠지면 기다리던 다
른 한 명이 들어가 게임을 이어가고 하는 식이다. 그런데, 그들의 게임을 가만 보니 장난이 아니
다. 단 한게임을 봤을 뿐이었지만 단번에 그들이 스쿼시를 아주 제대로 배운 사람들이란걸 알 수
있었다. 포핸드나 백핸드 드라이브가 일품일 뿐만 아니라 자세 또한 정확했다. 제대로 된 자세로
스쿼시를 치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니 한 편의 공연을 보는듯 하다. 멋지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그 셋 중에 남자가 제일 잘 치긴 했으나 나머지 두 명의 여자들....체격하며 몸놀림이
장난 아니다. 일단 허벅지는 나보다 2배 가까이 굵었다. 부러웠다. ㅡ.ㅡ

이윽고 우리가 예약한 시간이 되었고 홍성환 총무가 도착했다.
코트를 두 개 예약했건만 제 시간에 도착한 건 단 두 명뿐.
일단 먼저 치고 있던 그들에게 한 코트에서 더 게임을 하라고 선심을 쓴 뒤 쉬고 있는 그들 일행
중 한 여자에게 그랬겠다.

" 이보게, 낭자... 노느니 같이 한 게임 할랑가? "

그러자 그 낭자 왈,

" 나야 좋지. 한번 붙어보드라구~ "

나는 그때 왠 중국 총각과 막 한 게임을 끝낸후라서 멀뚱히 서있던 성환이 등을 떠밀어 넣었다.

역시...아니나 다를까!!!

내 예상대로 성환이는 거의 박살이 나고 있었다. ^^
9점 서비스 게임에서 아마도 2:0으로 그녀에게 무릎을 꿇었을게다.
그 남자는 코트에 막 도착했기 때문에 힘이 펄펄 나는 상태이지만 그녀는 적어도 40분 이상 거의
쉬지않고 일행과 게임을 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그녀는 숨쉬면서 재충전되는 건전지 같았다.
전혀 지치질 않는거다. 성환이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혀를 빼물고 나와야 했고 뻘쭘히 구경하
고 있던 나는 얼떨결에 코트에 들어가게 되었으니....혹시 이 여자가 지쳤다며 쉬어야겠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나의 순간적인 생각은 그야말로 오판이었다. 내가 들어가니 다시 힘이 나는지 기꺼
히 한 게임 붙잔다. 뭔가 더 얘기를 해보고 싶었으니 아쉽게도 그녀는 영어를 나보다 잘 하지 못하
는 퀘베콰였다. 하지만 말이 무슨 필요가 있으랴! 스포츠인들은 몸으로 대화한다.

역시 9점 서비스 게임에서 난 허망하게 첫게임을 내줘야만 했다.
치면서 점수를 잃으면서 내내 궁금했다.
도대체 저 여자의 저 지칠줄 모르는 체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걸까.
그녀가 그만치자고 할까봐 얼른 한 게임 더~~ 하고 소리쳤다.
당연하다는 듯 뻘쭘히 바라보는 그녀.
난 이판사판으로 뛰었고 다행히 약간의 방심을 틈 타 9:7로 간신히 이길 수 있었다.
T 존에서의 플레이는 좋은데 외곽 플레이가 좀 미숙하다는 간단한 평가를 들었다.
가슴이 찔렸다. 정확히도 약점을 짚어내다니...역시 무서운 녀다.

성환이와 나는 그래도 몬트리올 스쿼시 동호회에서 1,2위를 다투는 실력자(?)다.
그러나 오늘 왠 낯선 금발의 여자에게 무참히 박살이 나야만 했으니...
회원들에게 참 면목이 없다. ^^;
그러나 어쩌랴!
그런게 바로 지금 당장은 어찌할 수 없는 엄연한 실력차이인것을....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역시 체력이 관건이다.
나보다 적어도 1.5배는 두꺼운 그녀의 허벅지를 바라보며 저 엄청난 체력을 부러워해야만 했다.
내 허벅지는 왜 도무지 두꺼워지질 않는건지 원... ㅡ.ㅡ

오늘도 몬트리올 시민들은 YMCA의 저 넓은 공간을 가득 메우며 뛰고 달리고 매달리고 걷고 춤추
고 있다. 마치 일하지 않는 모든 시간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땀 흘리는데 기꺼히 투자하는 것처럼
보인다. 운동하며 땀흘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일주일에 두 번! 스쿼시를 치는 시간....좀처럼 양보
하고 싶지 않은 귀중한 시간이란 생각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
하며...





61.83.20.88bossng: 아~ 매일 컴터에만 붙어있는 제자신을 부끄럽게하는글이군요. 음...노가다라도 뛸까나... --[03/26-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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