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가 되고 싶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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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3-06-27 13:53 조회926회 댓글0건본문
한 카 수교 40주년 기념
40e anniversaire de la relation
diplomatique entre Coree et Canada
The National Chorus of Korea
국립합창단 캐나다 순회공연
Le 26 juin, 2003
Salle de Claude-Champagne
20 Avenue d'lndy, Outremont, QC, Canada
아이때문에 망설였던 그 공연을 무사히 볼 수 있었다.
주최측의 배려로 베이비시터와 놀이방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보지 못했을 공연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시종일관 행복했다.
비록 귀에 익은 곡은 몇 곡 되지 않았지만 그런것은 아무런 문제도 장애도 되지 않는다.
아름다운 목소리들의 화음이면 족하지 않은가.
80여분 동안 거의 아무생각 없이...
남자 단원 18명과 여자 단원 22명이 만들어내는...
그 오묘한 어우러짐에...
넋을 잠시 놓을 수 있었다...
아니...
사실은...
그냥 그러고만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지칠줄 모르는 요즘의 폭염만큼이나...
머리 한 구석을 짓누르고 있는 이런저런 상념들...
풀리지 않고 다만 꼬리에 꼬리를 물어갈 뿐인 속물같은 군더더기들...
시간이 갈수록 더 맹렬하게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한여름 가위같은 뻔한 명제들...
그래서였나보다...
아름다운 합창을 듣는 순간만큼이라도...
슬며시 등을 돌려볼 수 있는...
백치가 되고 싶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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