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박사의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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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용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작성일2003-06-04 23:55 조회1,316회 댓글0건본문
“나로 인한 (부인의) 경제적 부담은 말 그대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일 것이다. 날 믿고 격려해 준
그녀에게 무책임한 짓을 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30일 오후 7시30분께 서울대 시간강사 ㅂ(35)씨가 부인과 가족 앞으로 유서를 남기고 학
교 안 야산 소나무에 목을 매고 숨진 채로 발견됐다. 지난달 20일 이미 경찰에 실종신고가 돼 있었
다. 유서는 ㅂ씨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그는 유서에서 자신을 ‘상자 속의 사나이’로 표현했다.
“상자속의 사나이는 그냥 사라졌지만, 나는 나를 사랑해준 가족과 팀원들에게 배신감과 절망감을
안겨주고 간다. 어떻게든 나의 파국을 천천히 견디며 할 수 있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려 했다.”
그를 괴롭힌 것은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ㅂ씨는 유서에 “제일 급한 일이 카드대금 정리하는 것이
고, 월말엔 대출금 이자도 정리해야 한다”고 적었다. 부인에게도 경제적 어려움이 감당하기 힘들
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ㅂ씨가 서울대에서 3학점짜리 한 강좌를 맡아 가르치면서 받은 강사료는 한달 40여만원이었다. 연
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며 받는 150여만원의 급여로 겨우 벌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ㅂ씨가 적은 급여를 받으면서도 시간강사로 일하며 교수로 임용되기 위해 애썼으나, 임용
이 힘들게 되자 심한 정신적 고통 끝에 우울증을 앓아 왔고 우울증 치료제까지 먹어왔다고 말했
다.
지난 1996년 결혼해 아내(35)와의 사이에 7살바기 딸을 둔 ㅂ씨는 지난 2001년 서울대에서 문학박
사 학위를 받은 뒤 지금까지 서울대 시간강사와 연구원으로 일해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재정 의원(민주당)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공립대의 강좌 중 시간강사가 맡
고 있는 비율이 학부 교양과목은 평균 54.1%, 전공과목은 29.98%에 이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
릉대, 군산대, 부산대, 부경대, 안동대, 전북대는 학부 교양과정의 시간강사 강좌 비율이 70%를 넘
었고, 서울대도 59.1%나 됐다.
그러나 현재 대학 시간강사의 급여는 시간당 1만7천∼4만여원으로, 시간강사 벌이만으로는 사실
상 생계가 불가능하다. 그나마 방학이 되면 강의도 할 수 없다.
서울대 인문대의 경우 매년 40∼50명씩 박사가 배출되지만 시간강사 이외에 거의 일자리를 구하
지 못하고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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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저렇듯 훌쩍 목숨을 버려야만 했을 그가 가련하기만 하다.
유서에 적어놓은대로 자기는 그냥 사라지고 말겠지만
남겨진 아내와 7살짜리 아이는 또 어떤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건지.
상자속의 사나이라..... 서울대 문학박사의 그럴듯한 표현이란건가.
끝내 그 상자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목을 매 질식해 죽어간 그 사내.
누구의 탓이랄것도 없는건 아닐런지.
그래도 한때는 서울대 박사라는 사실에 흐뭇했을때도 있었을텐데.
그깟 교수가 뭐길래.
서울대 박사 타이틀이 뭐길래.
그러한 상자 속에 꽁꽁 갇혀 결국 그 속에서 영원히 안주해버리다니.
동네에서 구멍가게를 차리거나 통닭집을 할 수는 없었을테지.
그래서 대한민국이라지 않나. 아~ 대 한 민 국 ~
가련타.
하늘나라에 가서는 원하는 교수가 되어 카드대금 연체 걱정 없이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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