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처음으로 /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최근 방문자

701
623
864
844
2775
571
18 19 20 21 22 23
현재위치 : 홈 > 마이페이지 > 회원로그인

무제 2003.12

페이지 정보

봉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3-12-04 03:11 조회1,236회 댓글0건

본문


아이가 하나 더 태어났다.
그러자 집안에 이상한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네살짜리 딸아이와 이제 막 열흘된 아들, 그리고 그 둘을 둘러싸고 있는 엄마와 아빠.
그 모든것들을 제압하는 저기압.
피곤은 짜증을 부르고 짜증은 신경질을 부르고 신경질은 다툼을 부르고 다툼은 번민을 불러들인다.
생각해보니 그 모든 안좋은 것들의 근원지는 바로 나 인듯 하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새겨야 하는데 그저 동쪽만 쳐다보는 꼴이 아닌가.

자상한 아빠와 남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엄한 모습만 남아 있는것만 같다.
아주 엄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문득문득 뇌세포 한구석에서 고개를 내민다.
우리 아버지는 무척이나 완고하면서 엄격하셨다.
자식들에게 살갑게 해주셨던 기억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이상하게도 유년시절에 엄마, 아빠와 함께 희희낙낙했던 기억이 잘 그려지질 않는다.
마치 그 시절을 훌쩍 생략해버린듯 하다.
어디갔을까.

종종 아버지의 그 엄하기만 하셨던 모습이 내게로 투영되어 그대로 내 자식에게 비춰지는것만 같
아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자상한 아빠가 되고 싶은데 말과 행동은 그저 무섭고 엄하고 늘 혼내기
만 잘하는 아빠만 날뛰고 있는것 같아 마음이 천근이다. 완전한 생각 따로 행동 따로다.

요즘들어 딸아이가 너무 자주 눈물을 흘리는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생계를 책임져야만 하는 가장의 역할과 자식들에게 늘 다정다감하고 자상한 아빠의 역할, 그리고
육아와 가사에 고생인 아내의 지친 어깨를 주물러 줄 수 있는 그런 남편 역할. 그 어느 역할도 요
즘 같아서는 빵점이다.

아빠 노릇을 해야 할 시간에도
남편 노릇을 해야 할 시간에도

가장 노릇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질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 문제에 치여 다른 곳에 신경 쓸 여력이 별로 없다는게 싫다.

나도 key maker를 만나고 싶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Total 176건 3 페이지
사랑하며 배우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144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8-15 1170 0
143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7-22 1536 0
142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7-22 1323 0
141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7-07 2004 0
140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7-07 1248 0
139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7-07 1047 0
138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6-30 1079 0
137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6-28 1126 0
136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6-27 927 0
135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6-27 1143 0
134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6-26 1095 0
133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6-25 1105 0
132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6-12 1187 0
131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6-10 1050 0
130 봉용 이름으로 검색 2003-06-10 976 0
129 봉용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03-06-05 1206 0
게시물 검색
Copyright 2006~2024 BJ 열혈강호.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해피정닷컴
오늘 570 어제 2,775 최대 9,879 전체 4,173,634
전체 회원수: 4,694명  /  현재접속자: 270명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