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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 수업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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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3-11-06 13:03 조회1,3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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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하여 불어 수업을 듣게 되고야 말았다.
어제는 첫 수업 시간.
일주일에 두 번씩, 각각 세 시간짜리 수업이다.
불어문화권인 퀘벡에 2년도 넘게 살면서 어찌 불어 한 마디 못할까마는
그래도 못하기에... ㅡ.ㅡ 뜻한바 있어 냉큼 불어 공부를 시작한거다.

영어도 제대로 잘 못하면서 무슨 불어냐...하는 마음이 여전히 한구석에 도사리고는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

불어 선생님은 아주 몸집이 작았다.
그 작은 몸에 올라 앉아 있는 얼굴은 더더욱 작았다.
그녀의 입에서 처음 나온 말은...

봉슈우~~~

그리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어로만 이야기 하신다.
처음에 서툰 영어로 그랬다. 자기는 영어를 잘 못하니까 불어로만 해야 한다고... ㅡ.ㅡ;

12명의 학생들은 국적도 참 다양하다.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체코, 이스라엘, 미국, 캐나다, 멕시코
다들 수준은 나랑 비슷하거나 약간 더 나은 정도.
그러길래 1단계 초급반이지....
그들은 또 무슨 사정이 있길래 저 늙은 나이(?)에 프랑스어를 배우고자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만학의 열기를 불태우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긴 하다.
내친김에 한동안 손 놓았던 일본어도 슬슬 다시 뒤적여볼까나...
영어...일본어...불어...
다른 일 모두 손 놓고 그저 어학에만 빠져들고 싶을때가 자주 있다.


선생님은 참 불어를 잘한다.
그리고 판토마임 또한 소질이 다분한것 같다.
결혼한 사람이란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결혼행진곡을 두어소절 불러제낀다.
미망인이란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가는데 옆자리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타고
가는데...그만 사고가 나서 그가 죽었다. 그래서 혼자 남았다. 눈물겨운 판토마임이다. ^^
아주 천연덕스럽게...조금은 뻔뻔스럽게 연기를 하는 선생님을 보고 우리는 즐거워할 수 밖에!!

그러나 이내 곧 헷갈리기 시작했다.
과연 누가 광대이고 누가 구경꾼인지....

암튼 험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시작은 자의가 아니었으나 그 타의가 고맙게 느껴질 날이 오길 바라며...
천천히 걸어가봐야겠다.

꼬망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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