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놈의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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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2-04-20 12:12 조회923회 댓글0건본문
벌써 밤 11시다.
이곳 애들은 모두 주말이라며 파티다 뭐다 하며 기분을 한껏 업 시키고 있는 금요일 밤이다.
나는 지금 여전히 학교 연구실에 있다.
조금전에 집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서현이가 자려고 하길래 전화를 했다 한다.
퍼뜩 서현이 얼굴이 떠오른다.
서현아... 아빠야... 아빠~ 해봐...
... 아...빠 ~~~
서현이와의 전화통화는 늘 저런식이다.
다른 말은 못해도 아빠 해보라는 주문은 잘도 들어준다. 목소리도 우렁차다.
갑자기 가슴이 싸~하다.
이제 다음달이면 서현이도 두 돌이 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딸인데...
이렇게 전화로 취침인사를 주고받아야만 하는지 순간적으로 무척 의아스럽다. 황당하기도 하다.
무슨놈의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지금 이 고생을 하고 있는건가.
어떻게 사는게 좋은가.
무엇을 하며 사는게 중요한건 아니라는 생각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정작으로 중요한건 바로 어떻게 사는냐이다.
한국에 있을때는 그랬다.
캐나다에만 가면 지금처럼 밤 10시 11시까지 학교에 늦게 남아있지 않아도 될거라고...
그러나
지금 어떤가?
그때랑 상황이 별반 달라진게 없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툭하면 밤 11시를 넘겨서야 집으로 향한다.
서글퍼지기도 한다.
이렇게 살아야만 되나 싶기도 하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딸내미의 음성이 오늘따라 애처롭다.
탈출구가 없는 막다른 길로 몰리는듯한 이 느낌...
아빠~..... 하고 씩씩하게 외치는 딸내미의 말 한마디가 오늘 날 슬프게 만든다.
kim.c.s: 기운내시죠..정박사님도 언제 가는 좋은 날이 오겠죠,,저처럼 객지에서 끼니 굶고 사는 사람도 있는데...님의 글을 읽고 보니 마음이 울적하군요,,, [05/0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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