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등업이 되어 글을 쓰게 되네요.

저번 화에 환존이 자하마신에게 흡기를 당하며 허무하게 죽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환존이 너무 약하다, 너무 허망하게 죽은 거 아니냐'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셨죠.

사실 좀 허무하게 죽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환존이 절대 약해서가 아니라 자하마신에게 먹힌 신지라는 조직을

와해시키기 위한 환존의 큰그림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열혈강호가 만화라지만 엄연히 내용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작품이므로

우리는 텍스트를 자세히 살펴봐야 합니다.

일단 텍스트를 살펴보기 전에 환존의 계획은 무엇이었을까요?

1. 플랜A입니다. 천원실에서 섭백술에 의해 혼을 빼앗긴 강 종파의 지존들을 깨워 자하마신과 싸워본다. 

한마디로 '혹시 이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희망을 걸어본 것이다.

2. 플랜B입니다. 아무리 각 종파의 지존들과 힘을 합쳐도 자하마신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싸운다 하여도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며 죽음까지 각오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변수가 발생하죠. 환존이 섭백술을 깨기도 전에 이미 자하마신이 각 종파의 지존들의 기를

다 먹어버렸습니다.

그래서 플랜 A도 B도 실행해보지 못하고 허망하게 죽어버렸죠.

하지만 이런 죽음마저도 환존의 마지막 계획이었을 겁니다.

이제 520화의 텍스트를 하나하나 살펴봅시다.

검마가 환존의 기를 빨아먹은 후에 환존과 월령의 몸에 연결되어 있는 도청을 할 수 있는 실을

발견하고 한 대사입니다.

'놈...뭔가 석연치 않다 했더니, 끝까지 굴을 파놓고 뭔가 꾸미고 있었던 건가?'

석연치 않다는 게 무엇일까요? 환존 치고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허무하게 죽었다는 뜻 아니었을까요?

즉 환존이 저항을 했어도 결과는 같았겠지만 그 저항마저도 없이 너무 쉽게 죽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월령과 풍연의 대화입니다.

'뭐? 환존 어르신은 이렇게 되실 줄 알고 계셨다고? 당신의 죽음도?'

'알았어. 환존 어르신의 뜻이 무엇인지...그 분의 뜻에 따르도록 할게. 지금 내겐 다른 선택도 없으니...'

월령의 대화가 '...'으로 처리되어 환존이 뭐라고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풍연의 대사만으로 추정할 수 있는 건 환존은 이미 본인의 죽음을 생각하고 천원실로 간 것입니다.

즉 환존은 한 몸을 희생하여 자하마신과 변질된 신지의 어두운 면을 폭로하고 싶었던 것이죠.

신지뿐만 아니라 어느 조직이든 내부고발자는 큰 용기와 희생을 각오하고 공익을 위해

내부고발을 합니다.

환존은 본인의 죽음으로 신지를 바꿔보고 싶었떤 것이죠. 사실 살 만큼 살기도 했었을테고...

아무튼 환존은 절대 약하지 않을 겁니다.

환종의 후계자였던 백강도 큰 부상을 입었지만 자하마신의 공격을 몇 번 받아냈듯이

환존도 저항을 했다면 허무하게 죽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내부고발을 위해 큰 결정을 내린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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