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룡도와 복마화령검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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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3-03-07 00:19 조회8,6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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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은 어느 열혈독자의 질문내용입니다. 읽고 나서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제 전공이 금속공
학이란걸 이미 파악하고 던진 질문이기에 그냥 웃으며 넘어가기에는 좀 석연찮은 부분이 남는것
같아서 이런저런 대답꺼리를 찾아봅니다. 물론 화룡도나 복마화령검 모두 "금속"으로 만든건 확실
하겠습니다. 여러가지 사실과 추측을 얼버무려 그에대한 답변을 준비해봤습니다. 신빙성은 별로
보장을 하지 않으니 그 점 너그러히 봐주시길.... ^^;;

<질문> ===============================================================================

No, 2559
이름: xenon (yrkim_2000@hanmail.net)
2003/3/6(목)
조회: 54

봉용주군께...

몇가지 궁금한점이 있어서요.
물론 이 물음들은 주군의 전문분야이기에 대답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물음1.
지옥화룡의 엄청난 불길(확~ 다 태워버리는)을 견뎌내는 화룡도는 뭘로 만드나요?
물음2.
복마화령검은 웬만한건 다 베어 버리잖아요? 그럼 또 그건 뭘로 만드나요?

우선은 이렇게 두가지만 물어보고 담에 다시 물어볼께요. 또 궁금한게 있으면..

추) 필히 성분분석 바랍니다. 물론 주군의 능력을 믿기에 물어보는 것임. 주군한테는 누워서 쭈쭈
바 먹기 정도가 아닐런지.. ^^* 암튼 대답 기다려 봅니다.

<답변> ===============================================================================

답변 1.

화룡도는 과연 무엇으로 만들까요?
가장 간단한 대답은 물론 " 금속 " 으로 만든다...가 되겠습니다. ^^;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금속으로 만든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화룡도는 바윗덩이를 두동강 내도 전혀 흠집이 나질 않습니다. 그만큼 단단하단 얘긴데요. 일반적
으로 금속은 열처리를 통해 그처럼 강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열처리 기술이 없었다면 오
늘날 인류문명은 절대로 지금의 모습은 아닐것입니다. 김홍도 님의 그림에 대장간 풍경이 담긴게
있습니다. 열심히 풀무질을 하고 그 옆에서 땅땅~ 거리며 쇠망치로 벌겋게 달궈진 금속덩어리를
두둘겨 팹니다. 그리고는 차가운 물 속에 잽싸게 집어넣어 급속냉각을 시키지요. 이러한 과정을
상당히 오랫동안 반복해야 합니다. 풀무질을 하는 이유는 더욱 높은 온도에서 금속을 가열시키기
위함입니다. 어느정도 이상의 온도가 되면 금속은 상변태 (Phase Transformation)를 일으킵니
다. 중요한 상변태 온도는 A3라고 불리우는 910도 근처이지요. 그 옛날 온도계가 없던 시절에 저
러한 온도를 짐작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숙련된 기술자의 눈썰미에 의존해야만 했습니다. 즉, 화염
의 색깔을 육안으로 보고 대략의 온도를 판정해야만 했던것이지요. 적색-황적색-회백색 순으로
점점 온도가 높아지는 그런 식으로 말입니다. 암튼, 그와같은 일련의 과정을 "담금질"이라고 합니
다. 담금질의 목적은 금속을 더욱 더 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화룡도 역시 그러한 담금질의 과정을 무수히 거쳤을것입니다. 물론 열처리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
에 본질적으로 어떤 성분의 금속재료인지 또한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열처리
도 재료 자체의 성분이 적절하지 않다면 원하는 금속 특성을 얻을 수 없는것이지요. 그런 측면에
서 화룡도의 금속성분은 아마도 High speed steel 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크롬이나 텅스텐 같
은 고경도 합금원소를 다량 포함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이때 물론 아주 특수한 열처리가 병행되어
야만 합니다. High speed steel에 특수한 표면처리를 해줌으로써 더욱 더 강인한 화룡도를 만들
수 있었으리라 봅니다. 예를들어 Titanium nitride 나 Diamond-like carbon coating 같은 기술을
응용하는 것이지요. 누가 제게 화룡도 조각 하나 구해준다면 정확한 합금성분과 특성들에 대해 연
구 논문을 한 편 써볼랍니다. ^^

자, 그렇다면 화룡도는 어떻게 지옥화룡의 엄청난 화염을 견딜 수 있을까요?

여기서 잠깐, 지옥화룡의 그 화염 말인데요...그 온도는 몇 도나 될까요? 혹시 짐작이 가십니까?
예전에 컬러로 된 지옥화룡 출현 장면을 본적이 있는데 그때 화염의 색깔이 거의 붉은색이더군
요. 이글거리는 시뻘건 붉은 불꽃은 대략 섭씨 1,000도 미만으로 봅니다. 순철의 경우 1,540 도가
되어야 비로소 녹기 시작합니다. 물론 화룡도의 경우 합금강일테니 녹는 온도는 그보다 더 낮아지
겠지만 지옥화룡의 화염 정도에는 전혀 녹지 않겠습니다. 걱정 마시길..... ^^;

답변 2.

무엇이든 다 베어버리는 복마화령검은 무엇으로 만들까요? 대답은 역시 "금속"입니다. ^^;

화룡도가 남성적인 파워를 상징한다면 복마화령검은 여성적인 유연함과 섬세함 그리고 예리함을
나타낸다고 보겠습니다. 생긴 모양부터 그렇지요?

섬뜩할정도의 날카로움과 청아함을 보여주는 복마화령검. 그 해법은 바로 "다마스크강"에서 찾겠
습니다. 그 강으로 만든 칼은 너무도 예리해서 머리카락 한 올을 떨어뜨리면 소리없이 두 동강을
내버립니다. 또한 철로 만든 갑옷이라 해도 얼마든지 베어낼 수 있으며 버들가지처럼 휠지언정 부
러지진 않지요.

다마스크강은 지금부터 1,300 년 전에 인도, 페르시아, 시리아, 이집트 등지에서 만들어졌다는 기
록이 있습니다. 그러한 다마스크강 제조 방법은 극히 비밀리에 제한된 소수에 의해서만 전수되었
으며 우연히 찾아낸 금속제법에 미신까지 곁들여졌다고 전해집니다. 기원전 9세기 소아시아의 연
대기에는 그 강의 제작법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 평원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빛나도록 가열하고 황제의 옷 색깔인 자홍색같이 될 때까지 근육이
좋은 노예의 육체 안에 찔러 식힌다... 노예의 힘이 칼로 옮겨져서 금속을 단단하게 만든다."

어떠세요?
뭔가 짚히는게 있지 않으세요? 화룡도 만드는 방법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복마화령검 역시 담금직
이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데 그것을 표현해 놓은 것이지요. 김홍도 님의 그림에도 있듯, 태양
처럼 빛나도록 가열한다는 것은 상변태 온도인 910 도 정도로 가열한다는 뜻이고 자홍색처럼 될때
까지 식힌다는 것은 냉각 속도를 조절한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물이나 기름 등을 이용하
는데 다마스크강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대신 노예의 몸에 찔러 넣어 식힘으로써 적정 냉각 속도
를 조절했나 봅니다. 약간 끔찍한가요? 그러고 보니 복마화령검이 마령검임을 감안한다면 수많
은 사람들의 피를 머금고 있는 그 검의 이력과도 무관하진 않다는 생각입니다.

추신 : 화룡도와 복마화령검이 서로 강하게 부딪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어느것이 될
지는 모르나 분명 둘 중에 조금이라도 덜 강인한 쪽이 부러지거나 흠집이 생길것입니다. 물리적
인 충격 측면으로만 본다면 그렇다는 얘기지요.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요? 화룡도나
복마화령검 모두 무림팔대기보 중 으뜸과 버금 아닙니까. 물리적인 충돌이 있기 직전에 이미 초자
연적인 교감이 둘 사이에 있을테니 그 신비한 에너지가 적절하게 완충작용을 해주리라 봅니다.

bossng: 그럼.. 패왕귀면갑은 어떤재질인가요? 칼맞아도 흠집하나 않나는것보면 금속같기도하고 생긴걸로보면 고무 같기도 하고..음.. 도데체 재료가 뭔가요^^ --[03/07-02:13]--

봉용: 패왕귀면갑은 아마도 탄소섬유로 만들었을겁니다. 요즘 뜨고 있는 나노튜브로 실을 만들어서 촘촘히 짰을거에요. ^^; 아니면 고분자 세라믹으로 되어있을지도 모르죠. 화룡도나 복마화령검으로 패왕귀면갑을 베어보면 어떻게 될까요? 베어질까요? 이 질문은 마치...미국과 러시아가 맞짱을 뜨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과 왠지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 하하~~ --[03/07-04:34]--

동현귀족: ㅋㅋㅋ 봉용님 조리있는말씀 잘 봤슴니당 그럼 추혼오성창은용?? ㅎㅎ 창의 뾰족한 부분은 그냥 보통 금속이공 나무는 전신 +자석으로 만들고 칼집엔 -자석이 흐르게 해서 저절로 들어오게 하는걸까욥?? 답변 좀 어케 ^^* --[03/07-17:12]--

봉용: 그건요... 노호가 부리는 요술이랍니다. ㅡ.ㅡ --[03/07-23:56]--

캬캬캬캬: 캑.....패왕귀면갑과 복마화령검 등등이 같이 부딧치면.....패왕귀면갑의 승리가아닐까요? 일단 방어하는쪽이 무조건 유리합니다. 최소한 팅겨 내거나.....칼을 부러 뜨리면서 같이 부셔져도.. 막은 셈이니...복마화령검이 이길려면 칼은 멀쩡하고.....패왕귀면갑만 부셔져야...... --[03/08-14:52]--

xenon: 죄송합니다. 젤루 먼저 댓글 달았어야 했는데...
요며칠 바쁜일이 있었다는.. 헤헤 ^^;
글 잘 읽어 봤습니다.
자유 게시판에 소감 올릴께요.
--[03/08-20:43]--

검마대멸겁: 다이아몬드형 탄소 코팅? 그런것도 있어요? --[03/09-07:27]--

복마화룡도: 제 생각으로는 복마화령검은 웬만한건 다 베는 정도까지는 아닐것 같습니다.. 사술을 제압할때만 웬만한건 다 벨수 있을것 같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그 증거로 열강 단행본 1권 103페이지를 보시면 한비광의 대사에 '그저 조금 잘 드는 검일 뿐인데'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걸로 봐서 제 생각으로는 복마화령검은 사술이 걸린 것중에서 웬만한 건 나 베는것 같습니다.. ^^: --[03/11-21:34]--

봉용: Diamond-like carbon coating이란게 있습니다. 보통 DLC 코팅이라고 하구요. VTR 헤드 드럼이나 공구 등에 코팅하면 더욱 단단해져 수명도 크게 향상된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시면 더 재미있는 내용들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 --[03/12-03:32]--

검마대멸겁: 허헛....저는 원자 배열을 다이아몬드식으로 한다는 것으로 들은...ㅎㅎㅎ 연필로 다이아몬드 만들기 ㅡ.ㅡ; --[03/19-16:24]--

frenlove: 만 화 는 만 화 일 뿐 따 지 지 말 자~
만 화 는 만 화 일 뿐 재 밌 게 보 자~ --[08/03-01:08]--

chizsooja: 따지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한걸요 ㅋ --[03/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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