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만화 시장 위축시키는 '스캔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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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줴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2-06-03 10:40 조회4,793회 댓글0건본문
출판만화 시장 위축시키는 '스캔만화'
얼마 전 우리 나라 만화출판사 중에 하나인 학산 문화사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온갖 욕설과 비난
이 섞인 글들이 올라온 일이 있었다. 이유인 즉, 다수의 출판 만화를 스캔하여 배포해오던 한 와레
즈 사이트를 출판사가 패쇄시키자 이에 분노한 이곳의 이용자들이 출판사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런 일을 벌인 것이다. 이유는 "만화를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는 데 무슨 잘못이 있느냐?"는 것이
다.
여기에는 '만화'는 자유로운 공유의 대상일 뿐 '돈을 내고' 사서 보는 매체는 아니라는 의식이 짙
게 깔려 있다. 우리 나라의 인터넷 환경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정보공유'라는 이름 하에 범람한
와레즈 사이트들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나라의 출판만화도 아무런 규제없이 '스캔만화'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상에
서 공공연하게 배포되어 지고 있다. 이는 도서 대여점과 더불어 우리 나라의 출판만화를 고사시키
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출판만화를 포함해 영화, 음반, 애니메이션 등 문화 컨텐츠들에는 저작권이라는 것이 있다. 생산
자(저작권자) 이외의 다른 사람이 해당 문화 컨텐츠를 다른 목적 - 예를 들면 700벨소리 - 으로 사
용하려 한다면 해당 컨텐츠의 저작권자에게 그에 합당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이를 어길 시에는
법적 처벌을 받게된다.
'정보공유'라는 이름으로 무단 배포되고 있는 이른바 '스캔만화'는 저작권 침해의 불법 행위임과
동시에 우리 나라 만화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90년 대 후반 우리 나라의 IMF 경제
위기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도서 대여점에 의해 우리 나라의 출판만화 시장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90년 대 초반에 일기 시작한 만화붐에 찬물을 끼얹은 도서 대여점은 출판만화의 판매를
격감시켰다. 안 그래도 출판만화의 유통 시스템이 노후한 우리 나라에서 이는 엄청난 타격이었
다. 도서 대여점으로 인해 출판만화 시장은 위축, 일정량 이상은 판매되지 않는 한정된 시장으로
전락했다. 여기에 인터넷의 스캔만화로 인해 출판만화는 더욱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만화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단행본으로 발간되면 그 판매량에 따라 일정액의 인세를 받게 된다. 이
는 잡지 연재를 통해 받는 원고료와 함께 만화가의 주요 수입원이다. 스캔만화는 만화 단행본의
판매량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만화가에게 돌아갈 정당한 노력의 대가도 강탈하고 있는 것이다. 만
화가들은 도서 대여점에 의해 당한 '강탈'에 더해 스캔만화로 인해 또 한 번의 '강탈'을 당하는 것
이다.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 낸 자신의 작품 곧 문화 컨텐츠에 대해서 작가 자신이 합당한 보수
를 받을 수 없게 만든다.
스캔만화의 범람과 도서 대여점은 결국엔 우리 나라 출판만화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
다. 정당한 이익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만화가들의 작품에 대한 의욕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도서대여점으로의 판매량은 일정할 수 밖에 없으니 수익을 맞추려면 다작(多作)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수입이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작가라도 한 달에 5,60 페
이지를 그리는 게 보통인데 다작을 하다보면 결과적으로 작품의 질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범작(凡作) 보다 낮은 졸작(拙作)들이 넘쳐나는 것이다.
'만화'는 수준이 낮은 것, 저급한 것이라는 인식이 이와같은 스캔만화 문제가 일어나는데 한 몫을
했다. 덧붙여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공짜'라는 것에 매료된 대중의 심리가 얽혀있다. 자신들이 진
정 '독자'고 한국만화를 사랑한다면 돈을 내고 직접 만화를 사서보는 성의를 보여줄 수는 없을
까!.
심용진 draco09@hanmail.net
등록일시 : 2002-05-31 21: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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