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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화 -- 천검대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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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호 495화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20160227
챔프D 59호
 
 
 
 
 
<프롤로그>
 
날씨가 풀리고 있습니다.
어김없이 봄이 오려나봅니다.
우리의 열혈강호는 그 이야기가 점점 흥미진진해지고 있지요.
피가 튀고 시체가 산을 이룰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본격적인 전투장면이 화면을 가득 채울 것 같습니다.
역시 무협은 피를 피할 수 없는 법!
이번 신지 에피소드 서막이 그래서 점점 심장이 쫄깃해지는 이유입니다.
자, 가보실까요?
 
 
 
 
 
<신지의 비밀무기 그 두 번째>
 
신공의 불세출의 작품인 기계진이 보기 좋게 격파된 다음, 신지의 주군이라는 자는 그 두 번째 무기를 준비시켰고 마침내 그것들을 풀어놓기에 이르렀으니... 그 위험한 기운이 서서히 신지의 입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으니...
 
 
은총사와 홍균은 전음을 통해 서로의 수상한 느낌을 교환한다.
용의주도하고 냉철하기로 소문난 은총사는 그 특유의 준비성을 발휘했으니 홍균은 은총사를 다시보지 않을 수 없다. 즉, 이곳 신지에 들어서면서 그는 이미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퇴로의 확보를 부하들에게 지시해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진 좋았으나 어찌된 일인지 관련 보고가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음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은총사였다. 그에 대한 얘기를 홍균과 나누고 있는 거다. 그랬다. 그 의미는 나름 무거웠다. 은총사의 판단은 이렇다. 퇴로 확보 임무를 수행중이던 부하들에게 필시 무슨 일이 벌어졌으며 그것은 또한 저들이 후방에 함정을 만들 시간을 벌기 위해 지금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은총사는 짐짓 불안한 심정을 홍균에게 토로한다.
 
 
.......... 만약 그렇다면 우린 상상 이상으로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뜻이 되는 것이오! ...........
 
 
상황은 비단 은총사와 홍균만이 그리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지쪽 무사들도 마찬가지다.
임 백부장도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있는 찰나다. 불과 조금 전까지 있었던 풍연과 지신각주가 지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즉, 신지의 수뇌부에서 뭔가 지시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 철혈천검대장 임철곤인가? ..............
 
 
바로 그때 임 백부장과 임철곤의 귓가에 전음이 생생히 전해진다.
동시에 순식간에 모습을 드러내는 두 개의 그림자가 있다.
 
 
스 스 스 슥
 
 
그들은 천신각!
천신각주의 명을 전하기 위해 나타난 전령사들이다.
올것이 온 거다.
 
 
“지금부터 철혈천검대는 무림에서 온 침입자들을 소탕하라.”
 
 
냉정하고 싸늘하게 천신각주의 명령을 전하는 그들이다.
뜻밖의 명령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임철곤과 임 백부장.
 
 
“자, 잠깐! 그게 무슨 소리야? 왜 대뜸....”
 
 
임 백부장은 자시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만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명령이라서다. 그런 대꾸를 들은 천신각의 전령사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임 백부장을 돌아본다. 그러더니 아무 말 없이 일단 임 백부장의 따귀를 세차게 갈긴다. 주먹이 아니라 칼집으로 가격을 한 것이다. 그 충격은 생각보다 컸으며 임 백주장은 외마디 신음소리를 내며 비틀거린다. 무방비 상태에서 맞았으니 그 충격은 더할 것이다.
 
천신각의 전령사는 빈정 상한 모양이다. 천신각주님의 지시라고 했으면 그걸로 된 거지 어따 대고 그 지시에 토를 다느냐는 거다. 임 백부장도 물러서지 않고 한 마디 더 대꾸한다. 아무리 그래도 뭔가 설명은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거다. 허나, 그 말은 전령사들의 기분을 더욱 상하게 만들었으니...
 
칼집으로 임 백부장의 턱을 툭툭 치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하는 그들이다.
 
“설명? 너희같은 놈들에게 그런 게 필요했던가?”
 
너무도 당당하게 거친 행동에 그 커다란 덩치의 임 백부장도 일단 움찔하며 몸을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그 말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허나, 그렇게 능멸당하는 모습을 분노의 표정으로 묵묵히 주시하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철혈귀검 임철곤이다.
 
 
이때, 그들의 대화를 깨며 끼어드는 도존....
그는 다짜고짜 질문을 날린다.
안에 들어간 도존의 안부가 궁금해 미치겠기 때문이다.
그런 도존의 궁금증에 전령사들은 더욱 야비하고 비아냥거리는 표정과 말투로 대꾸한다.
 
 
“훗! 도존? 너희가 여기까지 모시고 온 그 놈은 어르신에게 당한 뒤 치명상을 입고 천신각에서 쫓기는 중이다.”
 
 
지금으로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천신각 전령사의 말을 전해들은 혈뢰와 임철곤은 적이 당황한다.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한 때문이다. 전령사는 의미심장은 말을 던진다. 즉, 도존 따위라고 부르며 추종하는 자는 이미 신지의 어르신에게 당했으며 그런 쓰레기를 신지까지 데려왔으니 너희들은 반역자로 몰릴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반역죄로 처분되기 싫다면 목숨 걸고 무림 놈들과 싸우라는 충고 아닌 충고를 말하고 있는 거다. 신지의 입장에서는 이미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천검대와 혈뢰임을 각성시켜주는 상황이다. 설령 무림 놈들과 싸워 이긴다면 너그러이 그 죄가 용서되고 그 상으로 어쩌면 하급 무사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지도 모른다며 여전히 비아냥거리는 말투를 날리고 있는 그들이다.
 
 
바로 그때다.
채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허공을 가르는 바람소리 하나 있다.
그리고는 뼈가 갈라지는 소리가 묵직하게 퍼진다.
 
 
쩌 저 적
                            촤  아   악
 
 
얼굴의 표정이 미처 바뀌기도 전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얼굴이 세로로 두 조각으로 갈라지며 동시에 붉은 피가 허공에 뿜어진다.
정수리를 시작으로 들어간 칼날은 정확히 수직으로 배꼽까지 내려간 다음 빠져나와서는 이번엔 가로 방향으로 배꼽 언저리를 지나간다. 그렇게 두 번의 칼질이 끝났다. 조금전까지 떠들어대던 그 천신각의 전령사는 그렇게 몸통이 세 조각으로 나뉘어져 철철 피를 흘리며 땅바닥에 흩뿌려진다.
 
 
혈뢰의 분노의 칼질이랄까?
이젠 혼자 남게 된 전령사는 황급히 칼을 빼들며 혈뢰를 향해 외친다.
 
 
“네가 아무리 어르신의 아낌을 받는다 하지만, 우린 천신각이다!! 감히 도종 주제에 이게 무슨...”
 
 
이어서 임 백부장을 향해 다그치듯 명령을 내린다.
 
 
“야! 이 돼지야! 뭘하고 있어! 어서 저 놈을 잡지 않고!!”
 
 
임 백부장은 어쩔줄을 몰라한다.
액면 그대로라면 천신각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너무도 미묘하지 않은가!
그는 그저 임철곤을 바라보며, 지금 자신이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도움을 청하듯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런 임 백부장을 말 없이 쳐다보고만 있는 임철곤이다. 역시 냉철의 화신답다. 전혀 당황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더욱 침착해지며 태연하게 도존에게 묻는다.
 
 
“아무래도 그대가 기대한 도존의 시도는 실패한 듯하군.”
 
 
혈뢰는 잠시 입을 열지 않는다. 그의 생각도 나름 복잡할 것이다. 임철곤은 결연한 표정으로 혈뢰에게 대답을 재촉한다. 이제 대체 무엇을 어쩔 셈이냐고 말이다. 그에 대해 혈뢰는 뭔가를 결심한 듯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지금까지 그토록 기다리고 있었던 도존이 아닌가! 그런 도존을 만났고 이미 그를 따르기로 다짐을 했다. 그것이 전부다. 혈뢰는 의연하다. 이미 그렇게 된 이상, 도존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는 혈뢰다. 그런 친구의 결심을 확인한 임철곤은 잠시 묵묵부답이다. 그의 표정은 한없이 냉철해진다.
 
 
“그래... 그것도 좋겠군.”
 
 
그것이 임철곤의 짧지만 묵직한 대답이었다.
천신각 전령사는 뭔가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끼며 임철곤을 다그친다. 잡소리 집어치우고 어서 도종 놈을 베어버리라는 주문이다.
 
 
파  악
 
 
그에 대한 대답 대신 철혈귀검은 나불거리던 전령사의 오른쪽 어깨에 칼날을 찍어 넣는다. 칼은 목의 일부를 베고 있나보다. 커컥대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한다. 호흡도 곤란한 것 같다. 임철곤이 거칠게 칼을 뽑아내자 붉은 피가 솟구친다. 두 손으로 피가 철철 흐르는 자신의 목을 감싸쥐지만 뿜어져 나오는 피를 막을 수는 없다. 고통이 배가될 뿐이다. 그런 그에게 임철곤은 다가가 귓가에 속삭인다. 왜 죽어야 하는 지를 말해주고자 함이다.
 
 
“행여 지옥에 가서라도 내 동생 함부로 건드려 봐라. 그땐 찢어 죽여줄테니!”
 
 
그것이 전령사가 살아있을 때 들은 사람의 마직막 음성이었다. 임철곤은 다시한번 칼을 휘두른다. 이번엔 정확히 목을 향한다. 몸통과 머리가 분리되며 땅바닥에 철퍼덕 처박히며 구른다. 갑작스런 이런 상황에 주변의 천검대 무사들은 당황스러울 뿐이다. 미동도 없이 마른 침을 삼키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임철곤은 임 백부장에게 명령을 하달한다. 모두에게 전하라 한다.
 
 
“철혈천검대는 이 시간부로 신지에서 독립한다. 불복할 사람은 당장 탈퇴해 여기서 꺼지라고 해.”
 
 
혈뢰의 놀라움은 임 백부장의 그것을 능가하는 것 같다. 이런 사태까진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굳이 이럴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묻는다. 철혈귀검이 누군가! 신지에서도 인정하는 십대검존 중의 하나인 최고수급 실력자가 아닌가! 이번 사태가 나름 심각하다 해도 십대검존을 신지에서 버리지는 않을 텐데 굳이 배신을 할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도존의 질문이다. 그러나 임철곤의 결심은 흔들림이 없다. 진작에 혈뢰에게 말했었다. 신지의 변화를 바란다고... 그런 변화를 바라는 건 혈뢰 뿐만은 아니라고 말이다.
 
 
“나 또한 이 신지의 변화를 바랐고, 그래서 너와 같은 선택을 했다.”
 
 
무표정했던 임철곤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번지는 듯도 하다. 혈뢰와 뜻을 같이 한 동지애를 보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은 혈뢰와 함께 도존을 따르며 신지를 상대로 싸우다 결국 죽을지도 모를 운명에 대한 연민을 나누는 표정이랄까!
 
무엇이든 선택을 하면 그에 대한 책임은 뒤따르는 법!
혈뢰가 그랬듯 임철곤 또한 그러할 것이다.
비록 잠시나마 어떤 희망과 기대로 온몸이 뜨거웠었다.
신지의 변화를 바라는 마음과 그것을 실현시켜 줄 수도 있을 도존이란 인물을 직접 대면했던 그 사실만으로 임철곤은 어쩌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또한 설레임이었다. 그 정도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혈뢰도 같은 생각이겠지만 그 역시 도존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기혼수비대.....
그들은 여전히 신지 출입구 앞을 지키고 서있다.
조금전에 벌어진 사태에 대해 낱낱이 목격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천신각에서 온 전령사 두 명을 방금 혈뢰와 임철곤이 죽였다.
수장은 이에대한 보고를 상부에 올리라며 부하를 보낸다.

그런 상황은 또한 흑풍회에도 그대로 전해진다.
홍균은 신지 진영에서 두 명이 죽었으며 다른 쪽 무리들도 동태가 수상하다는 보고를 받는다. 뭔가 심상치 않다. 즉시 공격 태세를 갖추라며 명령을 하달한다. 은총사 역시 마찬가지로 상황의 수상함을 감지한다. 신지 내부에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다. 홍균의 걱정이 커진다. 신지 내부로 들어간 도련님의 안위 말이다. 은총사는 홍균에게 말한다. 퇴로확보조의 상황이 확인 되는대로 신지 무사들과 한바탕 결전을 벌어야 한다고 말이다. 은총사 또한 온통 담화린의 안위가 걱정스러워 미칠 지경이다.
 
 
금자현이 나타난다.
혈뢰에게 급히 보고를 한다. 큰일 났다는 거다.
무조건 어서 여길 피해야 한다며 호들갑을 떤다.
 
 
“아이씨!! 대체 이 미친놈들이.... 지금 그걸 풀어놔 버렸대요!!”
 
 
 
<분혼마인>
 
금자현이 말하고 있는 대상은 바로 분혼마인!!
 
틱  틱   틱   틱    틱
 
가슴팍에 이미 칼을 서내개나 꽂힌 상태임에도 여전히 흐느적거리며 걸음을 걷고 있다. 놈들의 팔은 잘라져 있고 다리 또한 살점이 다 날아갔음에도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 바닥에 흥건한 핏물 웅덩이를 맨발로 철퍽거리며 밟고 지나갈 뿐이다. 오직 살아있는 생명체를 공격하여 죽이고자 하는 의지 하나만 남아있는 상태의 이 놈들은 바로 분혼마인이다.
 
그들이 먹이로 생각하며 다가서고 있는 저만치에 예닐곱명의 무사들이 등뒤로 절벽을 둔체 칼을 겨누며 서있다. 그냥 서있는 게 아니다. 미치기 일보 직전의 표정의 공포 그 자체다. 두 다리는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어 겨우 서 있을 뿐이다. 칼은 겨누고 있으나 싸우고자 할 의지는 이미 남아있지 않은 듯하다. 그들에게 점점 다가오고 있는 분혼마인들을 바라보며 처절한 공포만이 있을 뿐이다. 처음 보는 괴물들이다. 칼로 베고 찌르고 자르고 했지만 결코 죽지 않고 계속 다가서고 있는 괴물들에 대한 공포다. 이 무사들은 어쩌면 은총사가 보낸 퇴로확보조일 것 같다. 퇴로 확보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그들도 곧 분혼마인들에게 죽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뻘겋게 피를 뒤집어쓴 분혼마인들은 그렇게 닥치는대로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을 죽이며 서서히 신지 입구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은총사와 홍균은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퇴로확보조에 대한 이야기다. 아직도 보고가 없으니 필시 기습을 당해 전멸했을 가능성을 보고 있는 거다. 그렇다면 이미 퇴로 확보는 실패라는 뜻이다. 홍균은 일단 확인을 위해 후방에 부하들을 파견하겠다고 한다.
 
 
그때 조금의 소란이 벌어진다.
신지쪽에서 무사들이 홍균과 은총사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다짜고짜 대장을 만나게 해달라며 나타난 혈뢰와 금자현이다.
일단 그들을 마주하며 통성명을 나누는 홍균과 혈뢰.
 
신지 도종의 후예라고 자신을 소개한 혈뢰는 협력을 제안한다.
지금 이곳에 있는 신지 무사들, 즉 천검대 또한 함께 협력하기로 했음을 말한다. 느닷없는 협력제안에 어안이 벙벙한 홍균과 은총사다. 분명 적과 적의 입장인데 협력하자고 해서 넙죽 받아들일 수는 없는 법. 더구나 신지 입장에서 흑풍회도 무림인도 같은 침입자가 아닌가 말이다. 그러자 금자현이 나선다. 지금 의심이고 뭐고 할 시간이 없다는 거다. 지금 분혼마인들이 파도처럼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다는 거다. 꾸물거리다가는 우리 모두 몰살당한다는 거다.
 
 
“분 혼 마 인 ?”
 
 
혈뢰의 설명이 이어진다.
그것들은 오직 싸우려는 의지로만 움직이는 시체들이라는 것!
신지에서는 그런 것들을 비밀무기라며 만들어 준비해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분혼마인이라...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은총사는 애써 기억을 떠올리려 한다.
옆에서 홍균이 거든다.
환영문이 호협곡에서 분혼마인이란 괴물을 만들었다는 정보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이다. 그제야 퍼뜩 생각이 나는 은총사. 언젠가 들은 그 괴물은 담화린 아가씨와 천마신군 제자가 여정 중에 만났다는 바로 그것이다. 그 위력은 익히 알고 있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그 괴물을 풀어놓은 신지는 이곳을 지옥으로 만들 셈이다. 은총사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진다.
 
 
 
<풍연과 종리우>
 
까마득히 높은 그곳.
저 멀리 사람들이 까만 점으로만 보이는 높이다.
신지 출입문이 보인다. 그 앞의 점들은 기혼수비대다.
그리고 더 앞의 무수한 점들은 흑풍회와 무림 무사들이다.
그 사이에 천검대도 있다.
그런 광경을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는 풍연과 종리우.
 
 
종리우는 뭔가 신이 난 듯하다.
잠시 후 들이닥칠 분혼마인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말로만 듣던 분혼마인들의 실전 위력을 직접 확인해 볼 기회가 생겼으니 아주 재미있어 죽겠는 모양이다. 그러나 옆의 풍연의 표정은 그게 아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지에서도 인정받는 철혈천검대가 아닌가! 아무리 무림인들을 신지 입구까지 끌고 오는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여전히 신지의 중요한 병력이란 말이다. 그런 그들을 이렇게 몰살시키는 건 너무 심한 처사가 아니냐는 거다. 게다가 곧 있을 무림 정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나 종리우의 생각은 다르다. 무림 정벌을 앞두었으니 더욱 그래야 한다는 거다. 즉, 큰 뜻을 거행하기 위해 사전에 더욱 더 내부 결속을 다져야 하며, 그에 대한 본보기로 지금 천검대의 희생을 결심하신 거라는 거다. 보이지 않는 내부의 배신자를 제거하는 것이니 그런 사사로운 감정은 버리라는 게 종리우의 매몰차지만 냉철한 분석이다. 그것은 옳다. 더 나아가 비정해질 필요가 전혀 없다고 풍연에게 말한다. 리더는 그래야 한다는 거다. 풍연도 그런 종리우의 충고를 나름 수용하는 분위기다.
 
 
“그건 그렇고.... 대체 안에 들어간 놈들은 어떻게 된 거지?”
 
 
 
<담화린>
 
쩌 어 엉
 
                          콰  타   탕
 
 
요란스럽다.
칼과 칼이 부딪치는 소리다.
누군가 나동댕이 쳐지는 소리다.
그 누군가는 다름 아닌 담화린이다.
그녀 주변으로 동굴 일부가 깨지고 부서지며 돌덩이가 함께 뒹군다.
뭔가 큰 충격이 가해진 것도 같아 살짝 걱정스럽다.
반면에 제대로 자세를 갖춰 방금 공격을 끝낸 인물이 우뚝 서있다.
바로 창종이다.
 
 
 
 
<에필로그>
 
예상대로 분혼마인이 등장했습니다.
도대체 몇 마리나 나올지 아지은 모르겠으나 엄청 많을 듯합니다.
신지 앞에 모여 있는 천검대, 흑풍회, 무림인들의 숫자보다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다음 이야기는 한바탕 피비린내가 진동할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담화린이 수세에 몰린 형국이라 안타깝습니다. 마령검을 진각성했다고는 하나 창종과 궁종이라는 신지의 초고수급 두 명을 상대하기엔 버거운 것일까요? 아니면 아직 그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담화린의 눈이 좀 더 풀려야 하는 건지 다음 이야기가 숨막히게 기다려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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