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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 403화 -- 팔대기보의 진각성 그리고 검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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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호 403화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20111204
 
 
<프롤로그>
 
지난번에 휴재가 되었으니 한 달만의 업데이트군요.
그런 만큼 적어도 두 배 이상의 분량을 기대하고 계실 테죠?
허나 그 정도는 아니고요... 이번엔 32쪽입니다.
대사가 굉장히 많아요.
눈치 채셨겠지만 대결이나 시원한 액션 장면은 없답니다.
그 많은 대사를 모두 옮겨놓을 수는 없고 해서 고민이 좀 많았습니다.
나름대로 문맥을 잡아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출발~~
 
 
1. 신녀의 이야기
 
차근차근 말을 이어가는 신녀와 귀담아 듣고 있는 한비광.
한 잔의 차를 놓고 꽤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물론 한비광은 별로 궁금해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 독자들은 귀를 쫑긋 세워야 하는 그런 숨겨진 이야기들이다.
 
즉, 그토록 막강한 세력과 힘을 가진 신지가 무림의 4대 세외 세력 중 하나에 불과한 동령을 점령하지 못하고 있는 그 이유를 말이다.
그 이유의 정점에는 바로 산해곡의 늙은이였다.
신지에서 말하는 그 인물을 동령에서는 다른 말로 표현하고 있다.
 
바로 ‘산신(山神)’이었다.
동령의 남쪽 산에 버티고 있는 산신!
그곳은 또 어디인가.
한 마디로 전략적 요충지다.
 
신지와 무림의 중원 사이에 놓인 남쪽 산은 신지가 무림으로 진출하기 위한 가장 빠르고 중요한 통로인 것이다. 그 길을 지나지 않는다면 신지는 전술적 차원에서의 이동에 있어서 신속하게 많은 무사들을 무림으로 진출시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지름길이며 대로라는 의미이며 그런 중요한 길목에 바로 ‘산신’이란 인물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산신은 신녀의 할머니 즉, 전대 살성과는 이따금씩 교류를 하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우호적 관계다. 허나 그가 죽고 난 이후 아직 연락은 주고받지 못하고 있으니 신녀로서도 산신의 안부가 궁금하던 터이기도 하다.
 
산신의 무공이 대체 어떻기에 신지조차 어쩌지 못하고 발목을 잡혀 있는 건지 몹시 궁금해지는 대목이며 향후 ‘산신 에피소드’가 예고된 암시이기도 할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있는 한비광은 역시 예상대로 뻘쭘한 표정으로 눈동자만 굴리고 있다. 그게 지금 중요한 얘기라며 그걸 들려주기 위해 급히 자기를 불렀다는 게 어쩐지 시원하게 와 닿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맥을 짚는다며 손을 내밀라는 신녀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왠지 낚인 것만 같은 기분의 한비광이다.
 
 
2. 종리우의 계략
 
신지 그곳!
대단히 음습한 기운이 충만한 어두침침한 공간이다.
높은 단상 위 커다란 의자에 한 사내가 한층 더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수하의 보고를 받고 있다.
저만치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은 바로 종리우.
 
동령 에피소드의 일에 대해 보고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턱을 고이고 있던 그는 묵직하게 말을 꺼낸다.
 
“보고는 들었다. 살성에 대한 자네의 안배는 보기 좋게 실패했다더군.”
 
작전의 실패는 그렇다 치고서라도 신지 서열 18위의 절정 고수인 암천일검 자담의 죽음은 신지의 입장에서도 손실이 매우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무림 정벌이라는 신지의 대업을 앞두고 있는 신지이기에 자담과 같은 젊은 고수를 잃었다는 건 너무 큰 피해였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거다.
 
주군의 일침에 더욱 머리를 조아리는 종리우.
동령 진출의 교두보가 되어 줄 신전 점령은 물론 살성의 제거라는 세부 목표까지도 실패하고 돌아 온 종리우는 어떻게든 주군의 질책을 모면하기 위해 애를 쓴다. 즉, 이번 동령 작전에서 비록 손실은 크지만 그런 만큼 동령 역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이 여세를 몰아 대규모의 공격을 감행한다면 이참에 동령을 정복하는 것은 매우 좋은 기회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종리우다.
 
그런 종리우의 변명과 다음 계획에 대해 조용히 듣고 있던 신지의 그 사내는 더욱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듯한 표정이다. 그의 눈빛에는 만감이 교차하듯 한없이 냉철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윽고 입을 여는 그다.
 
“종리우... 너는 산해곡의 늙은이는 염두에 두지 않는 것 아니냐?”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한 표정의 종리우.
재빨리 그의 계획을 풀어 놓는다.
 
이번 기회에 아예 동령은 물론 산해곡의 그 늙은이까지 없애버리자는 대담한 계획 말이다. 사실 신지 입장에서 동령과 산해곡을 동시에 치지 못하는 이유는 물론 실력이 기울어서가 아니라 그에 따른 신지의 피해 또한 상당할 것이기에 그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실행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만 칠 경우에는 반드시 동령이나 산해곡에서 협공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급변해 있다. 이번 암천일검의 활약으로 동령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기에, 산해곡을 먼저 친다면 동령으로서는 섣불리 산해곡을 지원할 수 없을 것이라는 종리우의 판단인 것이다. 게다가 산해곡은 단 한 명이 아닌가 말이다.
 
아무리 고수라 해도 신지의 정예 무사들이 일거에 친다면 당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종리우다. 만일 산해곡을 접수한다면 신지로서는 중원 정벌에 날개를 단 격이 될 것이다. 즉, 신지에서 대규모의 인력이 일시에 중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종리우는 거침없이 그의 전략을 보고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동령은 물론 산해곡까지 점령하여 대중원 정벌의 첫걸음을 떼어 놓아야 한다는 게 바로 이번 새로운 작전의 대미인 것이다. 그것을 대단히 진지하게 보고하며 주군을 설득하고 있는 종리우다.
 
신지의 그 사내는 계속 침묵을 지키며 듣고만 있다. 그가 뱉은 짤막한 이 한마디!
 
“그 늙은이는 강하다.”
 
그러나 종리우는 물러서지 않는다.
어떻게든 이번 작전을 승인 받아야만, 그래서 그 일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절대절명의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번 암천일검의 죽음은 물론 동령 작전의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어떤 징벌을 받게 될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산해곡 점령 작전의 성공을 위한 비책을 힘주어 외친다.
 
그 작전의 핵심은 바로 ‘신지의 십대검존급 고수들과 그 수하들’이다. 서열 18위인 암천일검의 죽음으로 허를 찔린 종리우로서는 이번 기회에 아예 신지의 최정예 절정 고수 집단인 ‘십대검존급’을 출격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말까지 다 듣고 난 신지 보스는 ‘훗...’ 하며 가벼운 탄식을 내 뱉는고는, 잠시 더 생각에 잠긴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종리우의 동령 작전 실패에 대한 변명을 들으며, 그리고 오히려 새로운 작전을 감행하고자 계획을 늘어놓고 있는 부하의 말을 들으며, 게다가 이번 작전에 신지에서 굉장히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초절정 고수 집단인 ‘십대검존급과 그의 수하 무사들’을 투입하게 해달라는 대담한 청을 거침없이 말하고 있는 종리우에 대해 대체 어떤 속내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좋다. 가능하면 해보려무나.”
 
흠칫 놀라는 종리우.
이렇게까지 시원하게 자신의 작전 계획을 승인해줄 줄은 몰랐기 때문이겠다.
적어도 어떤 질책이나 징계를 예상했었고 그런 이후에야 겨우 승인받을 수 있으리라 짐작했던 이번 계획을 이렇게 그 자리에서 허락받다니... 종리우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지만 애써 표정을 감추고 있다. 주군의 작전 승인에 대해 종리우는 특유의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열심히 계산중이다. 이번 산해곡 작전을 보기 좋게 성공시켜 동령 임무 실패에 대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게 바로 그를 미소 짓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종리우의 마음 속 이 한 마디! 앞으로 산해곡에서 벌어질 피비린내 나는 격전이 이미 시작되었음이다.
 
............. 됐다! ..................
 
 
3. 복마화령검 각성?
 
담화린은 지금 심경이 매우 복잡하며 잔뜩 화가 나있다.
혼자 맹렬히 검술 연습을 하며 애꿎은 바위와 나무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
그 원인은 바로 한비광이다.
 
동령까지 거의 개고생하며 쫓아와서 한비광에게 뭔가 도움을 주려는 마음 하나뿐이었건만 그 놈은 총괄표둔지 뭔지 하는 계집년과 키스나 하고 있다니 말이다. 겨우 그 꼴을 보려고 죽을 고비를 마다하지 않고 따라온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한비광이 너무 밉다. 그런 자기 마음을 털끝만큼도 알아주지 않는 그 녀석이 야속할 뿐이다.
 
또 하나 그녀를 화나게 만든 것은 바로 그녀 자신의 검술 실력이다. 나름대로 장백검결의 후반부까지 열심히 연마하고 수련에 수련을 거듭했건만 그 기생 오라비같이 생긴 놈한테 손가락 하나로 순식간에 당하고 말다니, 그 사실이 너무 수치스럽기에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를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실력이라면 한비광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짐만 될 뿐이라는 사실에 담화린은 살짝 좌절하고 있는 거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아까부터 지켜보고 있는 총각 하나 있었으니, 바로 노호다.
노호는 이제 확실히 고수의 반열에 올라선 듯하다. 왜냐하면 담화린이 전혀 그의 출현과 접근을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담화린에 비해서는 노호가 한층 높은 고수인 것은 부인할 수 없겠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말이다.
 
노호는 일단 한비광 얘기로 말문을 연다.
총표두 하연과의 키스 장면을 들킨 것에 대한 화린의 너그러운 용서를 대신 청하고 있는 거다. 그러나 어림도 없다는 눈치의 화린이다. 노호로서도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비광이에게 대한 최소한의 답례랄까, 뭐 그런 차원에서 그 둘의 화해에 도움을 주고픈 마음에 일단 나서본 것인데 택도 없다는 반응에 일단 꼬리를 내린다.
 
다시 수련을 계속하려고 자세를 잡고 있는 화린이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노호는 이윽고 뭔가 결심한 듯 작정을 하고 말을 던진다.
 
“그 검... 호협곡에서도 봤는데 아직도 각성을 하지 못한 건가?”
 
“각성이라니, 그게 뭐죠?”
 
화린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마치 생전 처음 들어봤다는 눈치다. 너무도 순진한 표정에 노호는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잇는다.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냐는 거야. 그 복마화령검과...”
 
“미쳤어요? 무슨 칼하고 대화를 나눠요?”
 
그 대목에서 노호는 피식~ 웃어 버린다. 같은 무림팔대기보를 지녔음에도 내용은 전혀 다른 두 사람이니 말이다. 노호는 추혼오성창을 각성한 상태로 최고의 무공을 표현하고 있지만, 복마화령검을 가진 담화린은 ‘각성’이란 말 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 이상 대화가 되지 않음을 깨닫는 노호다. 그래도 한 마디 덧붙여 본다. 팔대기보를 각성하지 못하고 그저 사용만 하고 있다면 그저 날이 아주 잘 선 칼 그 이상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쪽에게 팔대기보는 너무 거창한 면이 있군 그래.”
 
! !
 
그 순간이었다.
담화린의 뇌리를 번개처럼 치고 지나가는 어느 한 장면.
그리고 한 대사.
바로 그랬다.
조금 전 노호가 했던 그 대사는 사음민이 했던 바로 그 말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일치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이건 또 뭔가! 왜 그 두 사람이 지금 나에게 같은 말을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말하고 있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순간적인 혼돈에 빠지는 담화린이다. 각성이라 했다.
 
 분명 각성..... 대체 그게 뭐란 말인가. 왜 팔대기보와 대화를 해야 한다는 건가. 과연 쇠붙이에 불과한 무기와 사람이 대화를 한다는 게 가능하다는 건가?
돌아서는 노호를 다급히 불러 세우는 담화린.
 
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방금 그가 말한 각성이란 말의 참 의미를 알고 싶다.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본능적인 그 뭔가가 담화린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 뿜어 오른는 것을 그녀는 도저히 억누를 수 없었다.
 
설명을 부탁하는 담화린을 돌아보며 노호는 일종의 대결을 제안한다.
 
“어때? 기는 사용하지 말고 초식으로만 겨뤄보는 건?”
 
뜻밖의 제안에 당황하는 그녀는 한편으론 자존심이 살짝 상한다. 자신을 얕잡아 본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비록 아직까지 내공을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지만 초식만큼은 장백검결의 후반부까지 어느 수준까지는 수련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호가 지금 초식만으로의 대결을 제안하고 있으니 기분이 나쁜 것만큼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기꺼이 대결 제안을 수락하는 담화린.
사실 노호의 실력에 대해 그녀로서도 어느정도는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는 전혀 없다. 선공을 양보하는 노호. 화린은 복마화령검을 힘차게 내지르며 돌진한다.
 
차 차 차 차 창
 
선제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는 노호를 보며 화린은 여전히 그를 얕보고 있다.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금방 승부를 낼 수 있을 거라 자신하는 그녀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착각이었다. 화린이 좀 더 강한 공격을 하기 위해 초식을 펼치려는 그 순간의 틈을 정확히 노리고 들어오는 노호였기 때문이다.
 
힘차게 장창을 내리치는 노호의 강력한 공격을 화린은 가까스로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막아 낸다. 그러나 그 충격은 실로 대단했다. 십 여걸음이나 뒤로 튕기며 밀려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악물며 다시 자세를 추슬러 반격을 준비하려는 담화린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녀가 자세를 바로 잡기도 전에 바람처럼 소리 없이 접근하는 묵직한 쇠뭉치가 있었으니, 노호의 창은 어느새 담화린의 목을 정확히 겨누며 그녀의 턱에 차가운 금속성의 냉기를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이게 실전이었다면 그녀의 목은 이미 잘려져 땅바닥에 뒹굴고 있었을 것이다.
 
“어때? 졌지?”
 
노호의 선언에 화린은 그저 마른 침만 꿀떡 삼키고 있을 뿐이다.
 
충격에 휩싸이는 그녀다.
적어도 초식에 있어서 만큼은 능히 상대할 수 있을 거라 믿었기에 더욱 큰 충격이었다. 그의 비약적인 실력 상승은 그녀의 상상을 훨씬 능가하는 그런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건 팔대기보... 즉, 추혼오성창의 각성 덕분이야.”
 
각성의 뜻에 대한 한바탕 강의가 시작된다.
팔대기보는 다름 아닌 무(武)의 정수가 담긴 신물이라는 것.
그 힘을 느끼는 순간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걸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첫 단계를 바로 각성이라고 한다는 것.
 
각성을 하게 되면 그 신물의 기본적인 특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추혼오성창이라는 팔대기보 즉, 신물을 자신은 각성을 했기 때문에 의지대로 창들을 날리며 이 신물의 특성과 능력을 쓸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정작으로 중요한 개념이 하나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진각성’!
 
“진각성은 신물이 가지고 있는 밑바닥 본질과 같은 힘이지.”
 
놀라운 개념이 아닐 수 없다.
단지 각성을 하더라도 신물의 엄청난 힘을 끌어 내 쓸 수 있는데 그것은 비교조차 되지 않는 더욱 어마어마한 힘을 낼 수 있는 진각성이란 게 있다니 말이다.
 
진...각...성...!
 
“그 안에는 이제껏 보지도 못한 무수한 무술의 지혜가 숨겨져 있어. 단 한 가지만 익혀도 지금까지의 나와는 몇 단계를 뛰어 넘을 수 있을 수준의......”
 
도저히 쉽게 믿기지 않는 노호의 말에 화린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각성의 뜻도 이제 겨우 알 것 같은데 느닷없이 진각성이라니... 방금 전의 노호 실력이 추혼오성창이라는 신물을 각성했기에 생긴 것이라니 말이다. 게다가 진각성을 한다면 상상을 초월할 수준의 무공을 쓸 수 있게 된다니, 담화린으로서는 믿기지는 않지만 안 믿을 수도 없는 혼란스런 상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노호 역시 여전히 추혼오성창을 진각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밑바닥 본질의 힘을 꺼내기 위해 하나하나를 깨달아 가고 있다고 하니, 그가 말하는 모양새로 봐서는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지경이다.
 
노호는 더욱 놀라운 얘기를 한다.
오성창과 대화를 나눴다는 거다.
더욱이 대화를 통해 팔대기보가 모두 신지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궁금증은 더욱 증폭된다.
대체 신지는 어떤 곳이기에 그처럼 엄청난 물건들을 만들었단 말인가.
한 걸음 더 나아가 그토록 막강한 힘을 가진 대단한 물건들이 사라졌는데도 왜 여태껏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없다는 것인가.
 
그러한 노호의 궁금증은 동령에 난입한 신지 무사들을 통해 깨달았다고 한다.
단 몇 사람만으로 동령을 초토화시킬 뻔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진 집단이 바로 신지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굳이 팔대기보를 되찾지 않아도 얼마든지 무림 따위는 정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집단이 바로 신지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 저런 말을 듣고 있던 담화린은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진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지금 그녀에게는 전혀 중요하지가 않다.
노호가 짧은 시간에 저토록 무공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녀가 직접 겨뤄봤기에 확인이 된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비결이 무기와의 대화를 통한 각성이라는 그의 말 또한 일단은 믿어 볼 가치가 있다는 판단의 담화린이다. 그래서 그녀는 노호에게 그 방법을 알려 달라고 재촉하고 있다.
 
“대체 각성이라는 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노호 자신도 그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것 뿐.
정확한지 어떤지 알진 모르겠으나 단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언젠가 자신이 힘을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던 적이 있었고, 바로 그때 오성창이 말을 걸어왔다는 기억은 또렷하기에 그 정도를 화린에게 말해줄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는 한 마디 덧붙인다. 한비광 그 녀석도 완벽하게 각성하고 있는 것 같으니 직접 물어보라고 말이다.
 
 
4. 덥썩
 
신녀와의 면담을 마치고 나와 어슬렁거리는 한비광.
담화린을 찾아 헤매고 있다. 어서 그녀에게 용서를 빌고 다시 화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노호와 마주친다. 화린이가 있는 장소를 전해들은 비광은 그녀가 있는 수련장으로 향한다.
화린은 지금 머릿속에 온통 각성에 대한 생각뿐이다.
 
각성을 하게 되면 무공을 한층 상승시킬 수 있다는 노호의 말이 귓가에 계속 맴돌고 있는 거다. 복마화령검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녀는 생각한다. 만일 자기도 이 검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또 그래서 각성이라는 걸 하게 된다면, 한비광 그 녀석과 비슷한 수준의 무공을 쓸 수 있게 되는 걸까?
 
화린을 발견한 비광은 여전히 사과의 제스추어를 취한다. 총표두 하연과의 일을 용서받고 다시 예전처럼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마음 뿐인 거다.
 
그런 한비광이 바로 눈 앞에 나타나자 정신이 번쩍 드는 담화린이다.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돌변한 그녀는 한비광의 두 손을 덥썩 잡는다. 그리고는 간절한 눈빛으로 소리친다. 팔대기보를 각성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말이다.
 
 
5. 종리우의 은밀한 계략
 
어느 음침한 동굴이다.
곳곳에 횃불이 꽂혀 있는 걸로 보아 꽤 깊숙한 동굴이다.
그곳에 유유자적 산책을 하고 있는 인물 하나 있으니 바로 종리우다.
 
어느 순간, 동굴을 나지막이 울리는 전음....
 
........... 그런 말씀이 있으셨단 말입니까? ............
 
그랬다.
그런 말씀이란 바로 신지의 주군이 종리우에게 지시한 바로 그것이다.
신지 십대검존을 움직여 산해곡의 늙은이를 없애고 곧바로 동령까지 점령하라는 바로 그 명령을 말함이다.
 
그러나 정체를 아직 알 수 없는 동굴의 전음은 일단 우려를 표한다.
그만큼 산해곡의 그 인물은 강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그를 제거하기 위해 나섰던 수 많은 젊은 고수들이 모두 당했고 또 어떤 경우에는 그 늙은이의 무술에 감화되어 따라 익히는 자들마저 생길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염려를 전혀 개의치 않는 종리우다.
그에게는 아주 특별한 계략이 있기 때문이다.
 
“제가 계획하고 있는 건 대결이 아닙니다. 방해물을 제거하려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그 계획이라는 것을 상세히 설명하려 하고 있는 종리우다.
아주 흠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이다.
 
 
6. 검황?
 
쿠 르 르 릉
온통 하늘이 검다.
먹구름이 가득 찬 하늘에는 뇌성이 잦아지고 있다.
그 굉음은 이 산에서 저 산으로 울려 퍼지며 음산함을 더해가고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험준한 산과 산이 있을 뿐, 평지는 도저히 보이질 않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그런데, 바로 그런 곳의 어느 산 하나에 아주 작은 집이 하나 보인다.
집이라기보다는 비바람을 겨우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게 지어진 대피소라 불러도 좋을 듯한 그런 모양이랄까.
 
그리고 그런 집을 등지고 그 첩첩산중을 바라보고 있는 인물이 하나 있으니...
땅에 닿을 듯 치렁치렁한 망토를 두르고 우뚝 서 있는 이 사람.
잔뜩 찌푸린 하늘을 쳐다보며 읊조린다.
 
“어허.... 비라도 한바탕 쏟아질 기세로군.”
 
갈매기 날개처럼 양 끝으로 올라간 흰 눈썹과 의연한 눈빛.
우뚝 선 콧날과 여덟팔자 모양으로 무성하게 자라있는 하얀 콧수염.
그리고 가슴팍까지 뒤덮은 백발의 구레나룻과 늠름하게 벌어진 어깨.
올백으로 빗어 올려 시원하게 드러난 이마.
 
그는 바로 검황?
 
 
<에필로그>
 
중요한 인물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무림팔대기보가 점점 한 자리로 모이고 있으며 신지의 모습도 자주 비춰집니다.
신지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천신각과 지신각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그녀 담화린이 드디어 각성이라는 말을 접했습니다.
그녀가 복마화령검을 각성한다면 정말 엄청난 실력을 표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노호에 의해 새롭게 등장한 개념인 ‘진각성’.
종리우가 새롭게 꾸미고 있는 계략의 실체가 점점 무르익고 있습니다.
신지에서 말하는 산해곡의 늙은이는 동령에서는 ‘산신’이라고 합니다.
신지가 여전히 단 한 명을 어쩌지 못해 중원 정벌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사실이 약간은 의아스럽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궁금증은 풀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검황의 등장인가요?
분위기로 봐서는 거의 확실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산해곡의 그 늙은이가 바로 검황을 말함이 아닐까요?
이거... 점점 궁금증이 꼬리를 뭅니다.
정파의 정신적 기둥인 무림천하오절의 수장이라는 검황이 아닙니까?
어느 날 홀연히 종적을 감춘 그가 지금 산해곡을 혈혈단신으로 지키며 무림을 신지로부터 지켜내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쫄지 않고 신지를 상대하고 있는 그 분이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니 쫄지마, 담화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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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화강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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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의 감격이 저에게 오는군요^^ 비줴이님 이번 글도 잘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담화린은 아직도 각성에 대해서 제대로 못하고 있었군요. 앞으로의 화린이의 성장을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산해곡의 늙은이라는 언급을 저번부터 들으면서 검황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검황일거 같네요. 다음 열혈강호가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킹카다람쥐님의 댓글

킹카다람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군요..검황인거 같네요. 마지막 말에서 백리향의 말이 떠오르는군요..백리향은 검황이 신지에서 자기와 검술을 연구했다고 하지만...아무래도 검황을 처치하러 간 젊은 무사가 그의 무공에 도취되어 따라하게 되었다는 말을 백리향이 다르게 말한것 같습니다..그럼 일단 검황의 위치는 파악이 되었다고 보고..신공은 어디로 가서 신지가 그의 무기를 손댈수 있는것인지 모르겠군요..또한 신지에서 남쪽에 관심을 가지고..동령의 사람들도 남족에 갈꺼같으니..만날수 있을것 같군요..할배와 손녀는..ㅎㅎ잘 보았습니다.

흑풍회제4돌격대장님의 댓글

흑풍회제4돌격대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주 잘 봤습니다. 요 몇일 바빠서 못 들어와 봤는데 역쉬 스토리가 업데이트 되어 있네요... 스토리 전개가 빨라 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킹카다람쥐님의 댓글

킹카다람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고 종리우와 그분과의 말투에서 보면..그분은 이미 검황인지 알고 있는듯한것 같은데요?;;거기다가 검황을 이미 오랫동안 알고 있는 사람처럼 말하고 있군요..

흥부님의 댓글

흥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드디어 검황이 등장 하는군요 ...
천하오절의 으뜸인 검황
검황이 등장한 것만으로도 앞으로 더 재미 날꺼 같은데요

조신하다요님의 댓글

조신하다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왠지 검황 이 죽고 담화린이 각성 또는 진각성 하고
담화린도 위험해지자 한비광이 진각성 하는게 아닌가 우려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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