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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114 - 목욕탕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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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2-03-21 09:01 조회2,7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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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사우나 보다는 목욕탕이란 말이 더 좋다.
어릴적 엄마 손에 이끌려 여탕에 드나들던 기억은 안타깝게도 하얗지만, 소박한 시설의 아담한 시골 목욕탕 풍경은 어렴풋이 그려진다.
 
모처럼 찾은 목욕탕은 주말인지라 물 반 알몸 반이다.
적당한 문신, 만삭 임산부 수준인 고도 비만, 선명히 드러난 갈비뼈, 절단 부위를 간신히 이어붙인 가느다란 팔, C컵은 됨직한 가슴, 말근육 허벅지, 처진 엉덩이, 올백으로 빗어 넘겨 묶은 단정한 꽁지머리, 포경, 초콜릿 복근,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소음, 대리석 바닥에 베개도 없이 곧게 누워 코고는 소리, 탕에 몸을 담근 어르신의 가벼운 흥얼거림, 때 미는 아빠와 아프다고 칭얼대는 아들, 요즘 대졸자들이 몰린다는 팬티 입은 세신사의 다음 손님 부르는 외침, 일행이 기다리니 빨리 ...아무개씨 나오시라는 웅웅거리는 스피커 소리까지 온통 버무려져 축축한 목욕탕 공기를 잔뜩 흥분시킨다.
물에 둥둥 떠다니는 때들을 보며 비중이 1보다 작음을 확인하고, 각질을 떨구어내며 아직은 세포의 건강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홧병은 Hwabyung으로 정식 등재된 한국인 고유의 병명이란다. 분노를 참고 참을때 생기며 이유 없이 통증이 오고 심혈관계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치료나 완화를 위해서는 정서적 심리적 신체적 이완이 필수적이란다.
 
괜히 담벼락에 낙서 하고 출근 전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는 까닭이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는 예측도, 알고 싶지도 않다.
그저 흐르는 강물처럼 지나가 볼 수 있을 뿐이다.
 
1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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