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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106 - 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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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2-03-21 00:24 조회2,4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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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로 자리를 옮기는 동료를 위한 송별회다.
잔에 맑은 술을 부어 흘려 넣는다.
저절로 미간이 찡그려진다.
떫은 인생의 맛이다.
입술로 한 잔 마시고, 눈으로 한 잔 마시고, 가슴으로 또 한 잔 마신다.
축하한다며 한 잔 마시고, 빠듯한 처지를 위로 받으며 또 한 잔 마신다.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하자며 한 잔 마시고, 가서도 잊지 말자며 또 한 잔 마신다.
그렇게 꼭 한 잔을 마셨을 뿐인데 지구 자전축이 파르르 떠는 듯하다.
한 잔에 이럴 수 있다니 신기하다.
가고 싶어 하는 자의 눈에 비치는 떠나는 자의 뒷모습은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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